에르도안, 푸틴에 '성소피아 박물관 사원 전환'에 양해 구해

입력 2020-07-13 22:40  

에르도안, 푸틴에 '성소피아 박물관 사원 전환'에 양해 구해
크렘린궁 "터키측 요청으로 통화"…정교회 국가 러시아 반발 무마 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국 내 최대 관광 명소인 성소피아 박물관의 이슬람 사원 전환 결정에 양해를 구하고, 정교회 신자가 많은 러시아 관광객들의 사원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이날 터키 측의 요청으로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박물관의 지위를 바꾼 결정이 러시아 내에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관련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세계 문명의 희귀한 유적에 대한 접근이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원하는 사람에게 보장될 것"이라면서 "기독교 성물(聖物) 보존도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표적 기독교 정교회 국가로 성소피아 박물관의 이슬람 사원 전환에 큰 우려를 표명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양해를 구한 것이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앞서 지난 10일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 직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소피아를 터키 종교청인 '디야네트'가 관리하고 이슬람 신자의 신앙을 위한 공간으로 재개장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원을 관람하려는 관광객들은 하루 다섯차례 진행될 예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해진 시간에 출입이 허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이듬해인 1935년 성소피아 박물관이 개장했다.
이후 성소피아는 연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다.
세계 최대 정교회 교구인 러시아 정교회는 과거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던 성소피아의 사원 전환에 강하게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레고이다 러시아 정교회 대변인은 지난 10일 "터키는 수백만 정교회 신자의 우려를 듣지 않았으며, 오늘 (터키 행정)법원 결정은 이 문제와 관련해 극도의 세심함을 요구한 모든 요청이 무시됐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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