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중 1명 코로나 걸린 미국…급속 확산에도 대처는 오락가락

입력 2020-07-14 04:14  

100명중 1명 코로나 걸린 미국…급속 확산에도 대처는 오락가락
실제 감염자는 10배 달할수도…절반 넘는 주가 경제재개 보류·후퇴
마스크 착용·학교재개는 여전히 논란…환자 급증에 검사결과 회신 지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330만명을 넘기며 미국인 100명 중 1명 이상이 이 질환의 감염자가 됐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지기는커녕 하루 신규 환자가 7만명을 넘기는 등 외려 더 속도가 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꺼리면서 학교 수업 재개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 뒤에는 경제 정상화를 재선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학교 재개를 거세게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332만3천432명, 사망자 수를 13만5천272명으로 집계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추정하는 미국 전체 인구(약 3억2천900만명)의 1%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것이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는 공식 통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무(無)증상 감염자가 코로나19 환자의 40∼45%에 달하는 데다 여전히 검사 키트의 물량 제한으로 충분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이 많다"며 "현재 보고된 코로나19 감염 1건당 또 다른 10건의 감염이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의 평가"라고 말했다.
이 추정대로라면 무증상자를 포함해 실제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3천300만명이 넘고, 미국인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여전히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 하루 신규 환자가 7만1천389명에 달하며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2일에는 플로리다주 한 곳에서만 1만5천300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웬만한 나라의 일일 신규 환자를 압도하는 규모다.
플로리다주가 국가라면 미국, 브라질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일일 신규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셈이라고 CNN은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상원 청문회에서 경고한 '하루 환자 10만명'이 곧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우치 소장이 이 발언을 할 때만 해도 하루 신규 환자는 3만∼4만명 규모였고, 파우치 소장 자신도 이튿날 "충격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털어놔 다분히 과장된 수치로 여겨졌지만, 그로부터 열흘 남짓 만에 7만명을 넘기면서 10만명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분위기다.
CNN은 또 13일 최근 1주일간 환자 수를 그 전 1주일과 견준 결과 35개 주에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집계했다.
주지사·시장들은 경제 재가동을 중단하거나 이미 영업을 재개한 술집·체육관 등을 다시 문 닫도록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을 걸려 하고 있다.
절반이 넘는 주가 경제 재개를 보류하거나 후퇴시켰고, 최소 36개 주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혼선도 여전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케이샤 랜스 보텀스 시장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경제 재개를 1단계로 되돌리려 했으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하위 지방정부가 주보다 더 강한 규제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한 점을 들어 이들 조치가 "구속력이 없고 법적으로 시행 불가능하다"며 반대했다.
보텀스 시장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의)확산을 막을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라고 과학이 말할 때,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은 12일 CBS에 나와 미국이 2∼3주 만에 환자 증가를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다만 이는 얼굴 가리개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임계질량'(핵분열 연쇄 반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질량)의 사람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검사에도 과부하가 걸려 검사 결과 회신이 늦어지고 있다. 검사 결과를 분석해 처리하는 연구소에 일이 몰리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검사소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5∼7일이 걸리고 일부는 이보다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처럼 지연된 검사 결과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사→격리→감염자의 접촉자 추적'이라는 대응 전략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 전문가 크리스털 왓슨은 "그것(느린 검사 결과)은 감염자의 접촉자 추적을 거의 쓸모 없게 만든다"며 "한 사람이 검사 결과를 받을 때쯤이면 그들은 이미 증상을 보이고 있고, 그들과 접촉한 사람도 증상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8∼9월에 시작하는 새 학년도를 앞두고 학교 수업 재개 문제도 첨예한 이슈의 하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에 학교를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끊을 수 있다며 고강도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반면 170만명의 교사를 대표하는 미국교사연맹(AFT)의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학교가 안전하게 운영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다면서 학교를 완전히 정상화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학까지 포함해 모든 학교를 정상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위험을 만들 것이라는 CDC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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