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고려인·교민, '헤이그특사' 유허비 지킴이로 나선다

입력 2020-07-14 11:16  

러 고려인·교민, '헤이그특사' 유허비 지킴이로 나선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매년 여름 우수기면 수몰됐던 독립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1870∼1917) 선생의 러시아 유허비를 관리하기 위해 현지 교민과 고려인들이 발 벗고 나섰다.
14일 한국농어촌공사 러시아 극동 영농지원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연해주(州) 우수리스크에 있는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는 한국 기업·교민들과 공동으로 라즈돌나야강(수이푼·솔빈) 주변에 세워진 유허비를 관리하기 위한 공식 단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희익(59) 센터장은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와 연해주 진출 한국 기업들, 교민들을 중심으로 가칭 '유허비 관리 위원회'를 내달 15일까지 구성할 예정"이라면서 "최근 유허비 주변에 대한 정비작업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김 니콜라이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 회장 등은 유허비 주변부를 유수에 의한 침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진입로를 다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2001년 세워진 선생의 유허비는 폭 1m에 2.5m 높이의 화강암 석조물이다.
유허비는 2015년 이래 연례행사처럼 범람한 라즈돌나야강물에 침수된다.
이때 각종 쓰레기 등이 밀려들면서 매년 여름철이면 유허비 주변이 몸살을 앓는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센터가 2014년부터 봉사활동 차원에서 연해주 진출 기업들과 주기적으로 유허비 주변을 청소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와 센터 측은 정식 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수몰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허비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상설 선생은 1907년 이준, 이위종 선생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고종 밀사로 참석해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후 활발하게 중국과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1917년 순국한 그는 임종 전 "조국 광복을 이룩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孤魂)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라며 "내 몸과 유품, 유고는 모두 불태워 강물에 흘려보내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한 한을 품고 눈을 감은 그의 유해는 재가 돼 라즈돌나야강 강에 뿌려졌다.
이를 기리기 위해 광복회와 고려학술재단은 2001년 10월 18일 선생의 유골이 뿌려진 강변에 유허비를 세웠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