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100] "미주한인, 인종 정체성 확립 기회…투표로 결집해야"

입력 2020-07-23 08:00  

[미 대선 D-100] "미주한인, 인종 정체성 확립 기회…투표로 결집해야"
김동석 KAGC 대표 인터뷰…"트럼프 분열의 리더십, 소수인종에겐 공포"
"코로나19·경제·중국 3대 변수…경합주·부동층 표심 관건"
"현재로선 바이든 유리하나 선거 100일은 1천일과 같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11월 대선은 미국 사회에서 소수계로서 한인의 정체성을 보여줄 기회입니다. 투표로 결집해야 합니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김동석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이 미주 한인에게 갖는 의미를 이같이 평가했다.

투표권이 있는 미국내 한인은 100만명이 넘지만 그동안 미국사회에서 소수계로도 잘 인정받지 못할 정도로 결집력이 부족했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따라서 범소수계 연대의 측면에서 적극적 투표를 통해 한인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 상황만 보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하지만 선거전의 100일은 1천일과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와 부동층을 향한 적극적 선거전에 나선다면 상황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신중한 입장도 내비쳤다.
1985년 미국으로 유학 온 김 대표는 1992년 한인에게 큰 피해를 준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을 본 뒤 1996년 뉴욕 한인유권자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미주 한인의 권리와 이익 옹호, 한미관계 발전을 목표로 한 풀뿌리 시민운동의 길로 뛰어들었다. 2007년 연방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한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이 김 대표가 심혈을 쏟은 대표적인 사업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트럼프 대통령의 4년 임기가 6개월 남았다. 지난 3년 6개월을 평가한다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두 개의 나라로 분열됐다. 통합, 관용, 포용의 리더십이 도시와 시골, 백인과 비백인으로 갈라졌고, 이민의 나라인 미국이 친이민과 반이민으로 나뉘었다.
구석구석에서 암약하던 인종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가 거리낌 없이 밖으로 나왔다. 우리 같은 소수 인종에겐 큰 공포이자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도 미국의 국익 우선에 근거한 완벽한 고립주의로 갔다. 미국이 이전에 보여준 다자주의, 개입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11월 대선이 미국사회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느냐.
▲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그동안 세계를 주도한 방식으로 복귀하느냐, 아니면 거꾸로 계속 가느냐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다.
특히 미국에서 계속되는 홍역은 인종 문제다. 이 문제는 빈부 격차와 직결돼 있고, 다인종사회라는 미국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류와 비주류 간, 인종간 차별이 8부 능선을 넘었다. 마지막 능선을 넘느냐, 마느냐 의미도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서는 조사가 속출한다. 판세를 어떻게 보나.
▲선거판에 바이든은 없고, 트럼프냐 반트럼프냐만 있다. 지금 선거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유권자 표심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질 거다.
그런데 선거에서 100일은 1천일보다 더 길다. 4년 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다. 역대 미국 대선을 보면 후보자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 전까지 지지율이 선거 결과를 의미있게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는 아니었다.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이라고 보느냐.
▲크게 세 가지 변수가 있다고 본다. 첫째,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얼마나 통제할지다.
경제도 중요한 부분이다. 자유주의 진영에서도 인정할 만한 경제성과가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셋째, 중국 문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응은 여야를 떠나 초당적 공감대가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몰린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경합주나 무당파 표심이 관건일텐데.
▲지금은 '샤이(shy) 트럼프'가 적극적으로 못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와 (미국 중남부와 동남부의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이 강한) 바이블벨트를 집중 공략할 것이다.
트럼프 지지층의 75%는 트럼프가 좋아서 지지하지만 바이든 지지층의 경우 좋아서 지지하는 비율이 30%라는 조사가 있다. 현재 바이든 우세는 부동층 덕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동층은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움직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100일간 부동층을 향해서도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내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한인 유권자에게 이번 대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종 문제는 미국내 소수계의 정치적 어젠다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미주 한인은 그동안 미국 내 소수계라는 카테고리에 잘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 대선을 범소수계 연대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인종적으로 소수계 중 하나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정치행위를 할 기회다.
한인 투표율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엔 투표를 통해 결집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미주 한인이 스스로 미국 시민임을 학습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소수계로서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인 스스로 정치 참여를 통해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 때 대도시 한인이 기여하고, 특히 한인 2세가 많이 참여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인종 문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미국의 모범시민임을 입증하는 일이다. 동화론이 아니라 조화론 관점에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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