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이주노동자의 비극…코로나19 생활고에 귀향 '막막'

입력 2020-07-25 09:00  

전세계 이주노동자의 비극…코로나19 생활고에 귀향 '막막'
아태뉴스통신사기구 각국 취재스토리…곳곳 고통 가중
"빈부격차 확대로 이어져…불평등 구조 더 분명해 져"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구 13억명'의 인도 전역이 봉쇄된 지난 5월.
수도 뉴델리의 '니자무딘 다리' 위에 걸터앉은 채 비탄에 잠긴 표정으로 울먹이면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의 남성 사진이 인도 전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궜다.
2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사들의 교류 협력체인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가 공개한 '코로나19 취재 스토리'에서 인도 PTI통신 사진기자 야툴 야다브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되새겼다.
뉴델리의 건설노동자 람푸카르 판디트(38)는 출생 11개월째인 아들이 매우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려던 길이었다.
뉴델리에서 남동쪽으로 1천200km 떨어진 비하르주까지 걸어가려던 그의 계획은 코로나19 봉쇄로 통행이 제한된 니자무딘 다리에서 돌연 가로막혔다.
경찰의 봉쇄에 막힌 판디트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고, 인도 PTI통신 사진기자 야툴 야다브(44)가 절망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야다브가 비스킷과 생수를 건네자, 판디트는 '자식을 다시 볼 수 없는데 무슨 위안이 되겠냐'며 거절했다고 한다.
PTI통신이 판디트의 사연을 보도하자, 이 내용은 인도의 온라인에 빠르게 번졌다. 판디트의 어린 아들은 결국 숨졌다.
야다브는 OANA 기고문에서 "판디트의 모습은 인도 전역에 걸친 이주노동자들의 비극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은 바로 이주노동자들이다. 아예 다른 국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더욱 비참한 상황에 부닥쳤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당장의 일거리가 사라진 데다, 최소한의 복지 지원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태국 TNA통신의 산티위티 프롬부트 기자도 OANA 기고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비극을 다뤘다.
프롬부트 기자는 "방콕 전역의 138개 쇼핑몰이 폐쇄됐고, 이곳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이주노동자들은 방콕을 떠나 고향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들 노동자 대부분은 태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북동지역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방콕이 봉쇄되고 여행 제한 조처가 내려지면서 귀향도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태국 북동지역 출신인 검파낫 탄위마(28)는 한 달에 1만2천바트(약 45만원)를 벌었고, 고향 부모님에게 4분의 1인 3천바트를 송금했다고 한다. 집세 2천200바트, 오토바이 유지비 3천바트를 제외하고 남은 돈의 절반가량을 보냈는데, 코로나19로 모든 일거리가 중단됐다.
태국의 시골 출신뿐만 아니라 인근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출신의 이주노동자들도 막막한 처지에 놓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스럽게 빈부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롬부트 기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더욱 분명해진 것은 불평등 구조"라고 강조했다.



키르기스스탄 카바르통신은 수도 비슈케크의 달라진 생활상을 소개했다.
키르기스스탄 전역의 경제활동이 '완전 정지'되면서 무엇보다 일용직 노동자들의 삶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카바르통신의 누르한 카스말리에바 기자는 전했다.
같은 카바르통신의 투랏베코바 기자는 OANA 기고문에서 한국·일본·카타르 출신, 터키·아랍에미리트(UAE) 출신이 차례로 수용된 비슈케크 의료격리시설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OANA는 아태지역 뉴스통신사 간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 협력을 위해 1961년 유네스코 발의로 설립된 기구로 한국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 중국 신화통신, 일본 교도통신, 러시아 타스통신 등 35개국 43개사가 회원이다.
연합뉴스가 3년 임기의 의장사로서 OANA 사무국을 운영하면서 회원사들을 이끌고 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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