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블라디] 백두산 호랑이엔 먹잇감을 산채로…"야생성 보호"

입력 2020-07-25 08:08  

[에따블라디] 백두산 호랑이엔 먹잇감을 산채로…"야생성 보호"
러 연해주 사파리 공원 "호랑이 야생성 보호해야…먹잇감은 저녁에만 넣어줘"
2015년 공원이 넣어준 먹잇감 염소, 호랑이와 친구가 돼 세계적인 관심 받기도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일주일에 한 번씩은 살아있는 동물을 먹이로 넣어줍니다."
지난 24일 오전 러시아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 80㎞ 정도 떨어진 '사파리 공원'의 직원 안톤 페도셰예프 씨는 멸종위기종인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를 어떻게 사육하는지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는 동물을 먹잇감으로 넣어준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페도셰예프씨는 "자연 상태에서 아무르 호랑이의 야생성을 최대한 지키기 위한 취지"라며 설명했다.
야행성인 아무르 호랑이의 습성을 고려해 동물원이 문을 닫는 저녁에만 먹이를 넣어준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신 아무르 호랑이가 먹잇감을 사냥하는 모습은 관광객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이 사파리 공원에는 현재 아무르 호랑이 4마리가 살고 있다.
멸종 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등록됐다.
아무르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며 이 중 90%가 연해주와 하바롭스크 일대에서 서식한다.
모든 아무르 호랑이는 각자 지정된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분리돼 생활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2m 이상 높이의 사파리 내 다리 위에서만 아무르 호랑이를 지켜볼 수 있다.
아무르 호랑이가 관람객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원 측의 배려로 보였다.
실제 기자가 찾은 이 날도 호랑이들은 각자 독립된 영역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무르 호랑이의 야생성을 지켜주기 위한 사파리 공원 측의 노력은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2015년 사파리 공원이 점심 먹잇감으로 넣어준 염소는 아무르 호랑이와 되레 친구가 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사파리 공원은 이 염소의 용맹함을 기려 14세기 중앙아시아를 지배한 위대한 정복자 '티무르'의 이름을 붙여줬다.
페도셰예프씨는 "안타깝게도 3달이 지났을 무렵 티무르와 아무르 호랑이의 우정은 깨졌다"면서 "아무르 호랑이가 티무르가 자꾸 귀찮게 한다고 생각했는지 등 쪽을 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깜짝 놀란 사파리 공원은 티무르를 모스크바까지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티무르는 그 이후로 아무르 호랑이와 떨어져 홀로 생활하다가 지난해 12월 숨졌다.
사파리 공원은 티무르와 아무르 호랑이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둘의 모습을 새긴 접시와 액자를 제작하기도 했다.
사파리 공원은 멸종위기종인 아무르 호랑이의 종을 보존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원 간 개체 교류는 근친 교배를 막고, 유전적 다양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미트리 메젠체프 사파리 공원 원장은 '셰르한' 이라는 이름의 호랑이를 UAE에 있는 동물원(동물학센터)으로 보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메젠체프 원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셰르한은 아직 자식이 없는데 우리 동물원에는 그를 위한 암호랑이가 없다"며 UAE에 있는 동물원에서 셰르한이 암호랑이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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