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엄습한 코로나19…트럼프 턱밑까지 위협

입력 2020-07-28 05:26   수정 2020-07-28 07:05

백악관 엄습한 코로나19…트럼프 턱밑까지 위협
최측근 국가안보보좌관 양성 판정…백악관 "대통령은 노출 안돼"
백악관 주변서 확진자 속출…코로나19 안이한 대응 비판론 여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확산세인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근거리까지 퍼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라는 사실이 27일(현지시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험성을 경시하고 확산 제어에 실패해 가뜩이나 민심이 심상찮은 와중에 또다른 돌발변수가 튀어나오며 백악관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금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행정부 당국자 중 최고위급으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 부통령과 같은 백악관 웨스트윙에 근무하면서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감염 사실이 더 충격을 준다.
오브라이언이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며칠간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브라이언의 대학생 딸이 먼저 감염됐다며 딸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23일 갑자기 백악관 사무실을 떠난 이후 자가 격리를 하며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그는 유럽 당국자와 면담도 개인적 이유를 들어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백악관 내에서 행정부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해온 대표적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달 중순 NSC 직원, 기자들과 함께 유럽을 방문한 뒤 관련 인사들을 만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도 않은 채 찍은 다수 사진이 공개돼 눈총을 받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NSC 직원은 오브라이언의 감염사실을 통보조차 받지 못했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와 접촉한 일부 NSC 직원은 현재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오브라이언의 감염에 관한 아무런 내부 안내가 없어 일부 백악관 직원들이 허를 찔렸다면서 당혹스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과 자주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 여부가 관심을 모으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바이러스가 노출됐을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이 휴가를 가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 마지막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미국 남부사령부를 방문한 지난 10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본 적이 없고 언제 양성 판정을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서 우려를 더한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중을 드는 파견 군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일부 비밀경호국 요원과 대선 캠프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를 전후로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미 독립기념일 행사가 있던 지난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팀과 NSC 소속 고위 당국자가 다수 근무하는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의 카페테리아 직원 1명과, 대통령 전용헬기가 속한 해병대 헬기대대 소속 해병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감염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바이러스 대처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진다는 여론조사와 맞물려 지난주부터 언론 브리핑을 재개하는 등 민심 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그는 다음달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예정한 공화당 전당대회를 취소하는가 하면, 마스크 사용을 장려하고 일부 학교에서 제때 개학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기존의 톤을 변경해 코로나19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매일 검사를 받는다며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데 대해 방어해 왔다며 오브라이언의 확진은 웨스트윙에서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백악관의 독특한 도전과제를 부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대통령, 부통령을 밀접하게 접촉하는 이들과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매일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만 마스크 착용은 느슨한 상태라고 AP통신은 분위기를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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