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로나에 효과 주장 근거있나?

입력 2020-08-01 08:00   수정 2020-08-01 10:10

[팩트체크]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로나에 효과 주장 근거있나?
식약처·WHO·미 FDA 등 "연구결과, 효과·유익성 증거없어"
전문가 "확실한 치료제 안 나온 상황서 '인포데믹' 문제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의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유관 기관들의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왔음에도 효과를 긍정하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허용했던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FDA는 두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 것은 더이상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오히려 심장 합병증 등 부작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일국의 정상 포함해 효과 믿는 사람들 여전히 존재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팝스타 마돈나 등이 '효과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치료 효과를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1일 현재 SNS상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할 것을 촉구하는 이른바 '미국 최전선 의사들(America's Frontline Doctors)'의 지난달 28일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이 회견 참가자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효과가 있음에도 거대 제약회사들의 기득권에 막혀 효과를 부정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국내 네티즌은 이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약 한통에 14달러(약 1만7천원) 밖에 안한다 하네요. 심장 부작용 등 거의 없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효과있다는 말이 많다. 트럼프 안티(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짜뉴스라고 했다고 해서 다 가짜뉴스는 아니다"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런 옹호론자들은 '써 보니 효과 있더라'는 체험담 또는 전언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효과를 봤다'는 증언과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WHO, '미신깨기' 코너에 "사망률 저하·증세 완화에 도움안돼"
각종 국제기구와 주요국 의료당국의 연구 결과는 치료 효과를 부정하고 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26일자 보도자료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해 "올해 6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에게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임상시험 중단을 각각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식약처는 이어 "국내에서는 총 5건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시험이 승인되었으나, 국내외 임상시험에서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 5건 모두 조기 종료했다"며 "현재는 임상시험에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WHO는 홈페이지의 코로나19 관련 '미신깨기(Mythbusters)' 코너에 최근 올린 글에서 "말라리아, 홍반성낭창,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는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이들 약이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사망률을 떨어뜨리지 않고, 경증 환자나 중간 증세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의 사용은 "말라리아나 자가 면역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처방을 받지 않고 의학적 감독없이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WHO는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 "병원서 써봤으나 코로나에 효과있다는 근거 못 찾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효과와 관련해 연합뉴스의 전화 취재에 응한 국내 감염병 전문가 3명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염증 완화 효과가 있어 이론적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WHO와 한국, 미국, 영국에서 시행된 연구결과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저희 병원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확진환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를 했으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줄어들거나, 임상 증상이 빨리 단축되거나, 중증도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 등과 관련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엄 실장은 "특별히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저희 병원의 경험이었고, 지금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나온 논문들 중에는 코로나19 치료효과에 대해 '포지티브(positive·긍정하는)'하게 나온 것이 전혀 없다"며 "의사들 사이에서 논문으로 검증이 안되면 치료제로서는 생명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냉정한 대처 필요한데 여전히 인포데믹 존재"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선언을 했음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배경은 무엇일까?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에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포데믹(정보 전염병)의 영향으로 일부 사람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엄중식 실장은 "코로나19에 확실한 치료제가 아직 없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런저런 방법으로 '고육책'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그런 측면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jhcho@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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