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골칫거리' 카르텔 두목 체포했지만…평화·안정은 먼길

입력 2020-08-05 05:21  

멕시코 '골칫거리' 카르텔 두목 체포했지만…평화·안정은 먼길
중부 과나후아토서 강력범죄 일삼던 거물급 체포 '성과'
체포 후에도 살인사건은 계속…"일시적인 승리" 지적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과나후아토주를 피로 물들였던 카르텔 두목이 체포됐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쉽게 찾아오지 않고 있다.
4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에 따르면 과나후아토에서 활동하는 '산타로사 데 리마' 카르텔의 두목 호세 안토니오 예페스 오르티스(일명 엘마로)가 지난 2일 새벽 군경에 체포된 후 과나후아토에선 2일 하루에만 19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였다.
예페스 체포 몇 시간 후 과나후아토주 셀라야에서 발견된 시신 한 구 옆엔 산타 로사 데 리마 카르텔이 여전히 단합돼 있다는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대형 망치라는 뜻의 별명 엘마로(El marro)로 불리는 예페스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정부 취임 후 붙잡힌 가장 '거물급' 카르텔 범죄자다.

산타로사 데 리마 카르텔은 송유관 연료 탈취를 일삼으며 정부의 골치를 아프게 했고, 또 다른 범죄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의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중부 과나후아토주는 멕시코에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은 지역이 됐으며, 이 지역의 살인사건 증가는 멕시코 전체 살인 건수가 계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엘마로의 체포는 멕시코 정부의 범죄와의 싸움에서 부인할 수 없는 큰 성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마약왕' 아들을 잡았다 풀어줬던 일 등으로 현 정부의 '무른' 대응을 놓고 쏟아지던 비판도 다소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엘마로의 체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언론들도 엘마로가 체포 당시 "배신자가 누구냐?"고 물었다는 것이나, 그가 도주 중에 한 장소에서 이틀 이상 머물지 않았다는 내용 등도 연일 자세히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엘마로 체포 이후 과나후아토에서 계속된 살인사건이 보여주듯 이번 성과가 궁극적으로 멕시코를 전보다 더 평화롭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이날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치안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쟁도, 폭력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나후아토 일대에서 다른 조직 간의 영역 다툼은 계속 진행 중인 데다, 두목을 잃은 산타로사 데 리마 내의 주도권 다툼이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범죄조직 두목이 당국에 붙잡히거나 사살된 후 그 자리를 금세 다른 인물이나 조직이 장악하고 범죄는 계속되는 것은 이미 이전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일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두목을 노리는 이른바 '킹핀 전략'이 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조직범죄 전문가인 크리스 달비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엘마로가 과나후아토 폭력의 주 요인이긴 하지만 그를 제거한다고 변하는 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승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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