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 벨라루스 대선…코로나19 와중 전국서 투표

입력 2020-08-09 16:18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 대선…코로나19 와중 전국서 투표
병원·재택 투표도 허용…26년 장기집권 루카셴코 대통령 승리 확실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9일(현지시간) 제6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가 실시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수도 민스크를 포함한 전국의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외국의 공관에서도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된다.
투표는 모두 5천760여개 투표소에서 저녁 8시까지 이어진다. 전체 인구 940만명 가운데 유권자는 684만여명이다.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투표소 내 방역 조치를 철저히 준수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선관위원·참관인·투표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며, 투표소는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소독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치료 중인 환자는 병원이나 집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본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을 위해 4~8일 실시한 사전투표에선 유권자의 41.7%가 투표해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는 등록 유권자의 50% 이상이 참여하면 유효하게 되며, 투표자의 과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승리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실시한다.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적힌 후보들 가운데 1명을 선택해 표시하는 방식으로 투표하며, '모두에 반대'란에 기표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는 6기 집권에 도전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현 대통령(65)과 교사 출신의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 등 모두 5명이 출마했다.
지난 1994년부터 26년 동안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온 루카셴코 대통령은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성장, 국민 복지 향상, 법치 강화, 국가 주권 수호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상대인 티하놉스카야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지난 5월 말 당국에 체포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을 대신해 출사표를 던졌다.
티하놉스카야는 자신을 '개혁의 상징'으로 내세우며, 선관위에 의해 후보 등록이 거부된 2명의 다른 유력 야권 인사 지지 세력을 결집해 루카셴코 중심의 선거판에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30일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티하놉스카야 지지 집회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6만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참가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을 위협할만한 유력 야권 후보로 꼽히던 금융인 출신의 빅토르 바바리코와 벨라루스판 실리콘밸리 '첨단기술파크' 창설자 발레리 체프칼로는 앞서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벨라루스의 갑부 은행가로 대선 도전을 선언했던 바바리코는 한때 자신이 운영했던 은행의 돈세탁·탈세 등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6월 중순 아들과 함께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체프칼로는 체포를 우려해 자녀들과 함께 러시아로 도피했다.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가 돌풍을 일으키곤 있지만, 전문가들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선거에서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루카셴코와 경쟁할 만한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이 선거당국에 의해 모두 거부된 데다,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대선에 앞서 심각한 경제난과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처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됐지만, 대선 정국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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