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열렬 지지에 반중 매체 '홍콩 최대 미디어' 등극

입력 2020-08-12 11:35   수정 2020-08-12 11:36

홍콩인 열렬 지지에 반중 매체 '홍콩 최대 미디어' 등극
빈과일보 모기업, 주가 1천200% 폭등해 시총 1위 기업 올라
체포됐던 지미 라이 아들 운영 식당에도 시민들 '북새통'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뜻밖의 결과를 불러왔다.
빈과일보의 모기업 주가가 이틀 동안 1천200% 폭등해 홍콩 최대 미디어 기업으로 등극하고, 체포됐던 사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반중 매체 탄압이 되레 반중 진영을 결집하는 분위기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체포된 후 이틀 동안 빈과일보의 모기업 넥스트 디지털 주가는 1천200% 폭등해 전날 1.1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12년 만에 넥스트 디지털의 최고 주가이다.
이에 따라 넥스트 디지털의 시가총액은 29억 홍콩달러(약 4천400억원)로 치솟았고, 넥스트 디지털은 홍콩 최대 방송사인 TVB를 제치고 시총 기준으로 홍콩 최대 미디업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에 넥스트 디지털 지분 71%를 보유한 지미 라이의 주식 평가액도 21억 홍콩달러(약 3천200억원)로 10배 넘게 폭증했다.
지난해부터 넥스트 디지털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이는 놀랄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빈과일보가 지난해 홍콩 시위 때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과 경찰 폭력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한 후 이 신문에는 광고가 끊겼고, 넥스트 디지털의 2019∼2020년 회계연도 순손실은 4억2천만 홍콩달러(약 64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틀 동안 주가가 폭등한 것은 반중 매체를 탄압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지난해 홍콩 시위의 온라인 본부 역할을 한 'LIHKG' 등에는 넥스트 디지털 주식 매수로 빈과일보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자는 홍콩 누리꾼의 요청이 잇따랐다.
실제로 넥스트 디지털의 전날 거래량은 41억 주에 달해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주식 매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거래 단위도 수백만원 가량의 소규모 거래가 대부분이어서 기관이 아닌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사들였음을 보여줬다.
뜻하지 않은 넥스트 디지털의 주가 폭등에 화가 난 홍콩 친중파 진영은 그 배후가 의심스럽다며 홍콩증권선물위원회에 관련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체포됐다가 전날 밤 보석으로 석방된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에 대한 지지는 이 신문의 '완판' 행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날 새벽부터 센트럴, 몽콕 등 홍콩 곳곳의 편의점과 노점에서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빈과일보의 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많은 상점에서는 아침 출근 시간에 신문이 완판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부 시민은 수십 부의 빈과일보를 사들인 후 이를 편의점이나 노점 앞에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당초 빈과일보는 전날 7만 부를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매수에 힘입어 그 8배에 달하는 55만 부를 발간해 다 팔아치웠다.
지미 라이와 함께 체포됐던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 시즌스'(Cafe Seasons) 식당은 전날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홍콩 최대 번화가인 센트럴 지역에 있는 이 식당 앞에는 전날 뜨거운 햇볕에도 불구하고 지미 라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몰려들어 온종일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해부터 지면 광고가 끊긴 빈과일보는 온라인 유료회원 유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 캠페인에도 지지 행렬이 이어져 빈과일보에 대한 탄압은 되레 그 기세를 북돋우는 원치 않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밤 보석으로 석방된 지미 라이가 '자유의 몸'이 돼 경찰서 밖으로 걸어 나오자 경찰서 앞에 모인 지지자 수십 명은 빈과일보 신문을 흔들며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그들이 손에 쥔 빈과일보 1면에는 "빈과일보는 계속 싸우겠다"는 헤드라인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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