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 치료될까? 자가면역반응 차단 경로 발견

입력 2020-08-14 15:51  

만성 염증 치료될까? 자가면역반응 차단 경로 발견
발암 관여하는 BAF 단백질, 자체 DNA 면역반응도 차단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신종 코로나(Sars-Cov-2)와 같은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DNA 복제 메커니즘을 이용해 증식한다.
외부 물질인 바이러스 DNA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면 방어 기제인 'cGAS-STING 경로'에 비상이 걸린다.
이 분자 경로는 인체 면역계의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염증이 생기는 건 우리 몸의 방어 기제가 작동했다는 뜻이다.
cGAS 단백질은 먼저 바이러스 DNA와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든다. 그러면 인터페론 유전자를 자극하는 STING 단백질이 이 분자와 결합해 염증을 일으킨다.
그런데 세포내액(intracellular fluid)에는 바이러스 DNA 외에도 우발적인 세포핵 파열 등에서 생긴 DNA 조각(유전자 물질)이 존재한다.
다행히 세포 자체의 DNA 조각은 cGAS 단백질을 만나도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cGAS-STING 경로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가 어떻게 외부 병원체의 유전 물질과 자체 DNA를 구분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지를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안드레아 아블라서 면역학 부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3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작용 경로를 결정하는 건 BAF(Barrier-to-Autointegration Factor)라는 저분자 단백질 복합체였다.
원래 BAF는 필요할 때 적합한 유전자가 발현하게 DNA를 여닫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 암의 약 20%가 BAF 변이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다.
그런 BAF가 여기서는 염증 유발 cGAS-STING 경로의 작동을 원천 봉쇄했다.
cGAS 단백질이 자체 DNA 조각과 결합하지 못하게, 먼저 DNA 조각에 달라붙는 게 바로 BAF였다.
BAF는 세포막과 DNA를 연결해 세포핵 자체를 강화하는 작용도 했다.
문제는 BAF가 없을 때 생겼다.
BAF를 제거하면 세포핵이 파열되고, 세포내액으로 유출된 유전자 물질이 cGAS-STING 경로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켰다.
세포핵은 물리적 압력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파열될 수 있다.
하지만 BAF가 없는 상태에서 세포핵이 파열됐을 때만 cGAS-STING 경로가 작동한다는 걸 연구팀은 확인했다.
세포가 자체 DNA 조각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게 제어하는 열쇠를 BAF가 쥐고 있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cGAS-STING 경로의 역할은 외부 병원체 감염을 막는 것이나, 적절히 제어되지 않으면 심각한 만성 염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BAF는 암세포의 증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AF 농도가 높아져 cGAS-STING 경로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암세포의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해진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BAF 단백질의 인체 내 작용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세포와 조직 유형별 BAF 농도 차이에 따라 병원체 감염과 염증 반응에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고들 계획이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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