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말리 쿠데타로 서아프리카 혼란 확산 우려

입력 2020-08-19 22:52  

국제사회, 말리 쿠데타로 서아프리카 혼란 확산 우려
지정학적 위치 중요…뜸하던 쿠데타 아프리카에 재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18일 쿠데타가 발생해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이 사임하자 국제사회가 서아프리카 전체로 혼란이 파급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말리는 서아프리카 반(半)건조 사헬지역의 발판 역할을 하는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 지정학적 중요성은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이라는 지역 불안정 요인뿐 아니라 난민 발생 등으로 광범위하게 아랍권과 유럽연합, 미국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먼저 과거 식민지배국인 프랑스는 말리 독립 이후에도 수십년간 관여해왔다.
프랑스와 유엔 등 국제사회는 말리를 포함한 사헬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대원들과 싸움에 그동안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미국도 군사 고문단을 말리에 파견했으며 미 관리들은 서구와 이해관계가 일치한 말리 정부의 안정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카일 머피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말리의 내부 거버넌스와 안보에 대한 도전은 사헬 지역 전체로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이 활개를 치고 수백만의 민간인을 난민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2년 군사 쿠데타 후에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한 이슬람 반군들이 혼란을 틈타 말리 북부에서 고대도시 팀북투를 비롯한 상당 부분을 장악한 바 있다.
엄격하고 잔인한 이슬람 율법 통치를 하던 반군은 프랑스군의 개입을 등에 업은 말리군에 의해 격퇴됐지만 이웃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으로 근거지를 옮겨 준동했다.
그 와중에 서아프리카에서 1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나섰으며 서아프리카와 프랑스 군도 큰 손실을 보았다.


말리는 1960년 독립 후 한때 지역내 민주화 롤모델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선거가 열리기 전 아마두 투레 당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쿠데타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당시 쿠데타 배경으로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민주화 바람에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자 그를 돕던 수백명의 중무장 말리 반군이 귀국하면서 북부 타운들을 공격해 혼란을 조장함으로써 군부의 정권 인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2013년 대선에서 78%의 득표율로 당선된 케이타 대통령은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점차 말리인들은 그를 믿지 않게 됐다.
여기에 이슬람 급진세력으로 인한 치안 불안이 지속되고 종족간 갈등도 불거졌다.
케이타 대통령은 2018년 8월 선거 부정 논란 속에 결선까지 가며 재선에 성공했으나 올해 3월 총선에서 초유의 야당 지도자 납치, 4월 헌법재판소의 31개 선거구 투표 결과 무효화에 따른 여권 반사이익 논란으로 빛이 크게 바랬다.
지난 6월부터 그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리에서 본격화돼 7월 시위에서는 14명 이상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까지 빚어지고 이번 쿠데타 직전까지도 수도 바마코에서 야권의 정권 퇴진 시위가 계획돼 있었다.
케이타 대통령의 낙마로 다시 지역 불안정이 확산하고 대량 난민이 발생하면 결국 유럽 해안까지 그 파장이 밀어닥칠 것으로 유럽 지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또 최근 들어 쿠데타가 뜸한 아프리카에 다시 그 망령을 불러들이는 선례가 될까봐 역내 지도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기구인 서아프리카경제경공동체(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은 말리 군부의 반란 이후 강도높게 비판하고 국경 폐쇄와 함께 말리에 금융제재 등을 가하기로 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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