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일 연속재임 신기록…"업적 달성 곤란·건강은 불안"

입력 2020-08-23 10:57  

아베, 내일 연속재임 신기록…"업적 달성 곤란·건강은 불안"
연속 재임일수 2천799일로 사토 전 총리 재임 기록 넘어
일본 언론, 재임 기간 평가 인색…정권 구심력 약화 진단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의 연속 재임일수는 23일까지 2천798일로 자신의 외종조부(외할아버지의 동생)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가 세운 기존 기록과 같다.
24일이면 연속 재임일수 2천799일로 일본 정치사의 새 장을 열게 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이미 작년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 코로나 대응 문제로 지지율 급락에 '건강 이상설'까지
그러나 아베 총리 재임 기간에 대한 일본 내 평가는 인색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고, 최근에는 '건강 이상설'에 휩싸여 구심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판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본의 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빛이 바랬다.
최대 정치 과제로 제시한 평화헌법 개정은 조기 사퇴하지 않고 내년 9월까지 재임하더라도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내년 7월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부흥 올림픽'을 기치로 내건 바 있다.
외교 정책에서도 숙원 사업인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관련 러시아와의 협상은 진전이 없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빛바랜 '아베노믹스'…도쿄올림픽도 개최 불투명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연속 재임 신기록 달성을 앞둔 것과 관련해 "기치로 내건 경제 재생 등은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은 그치지 않는다"며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건강 불안설이 부상. 정권 운영에 역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에 따르면 연속 재임일수가 긴 역대 일본 총리 중 사토 전 총리는 임기 중 오키나와(沖繩) 반환을 실현했고, 비핵 3원칙을 제창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연속 재임일수 2천248일로 역대 3위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1878∼1967) 전 총리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미일안보조약을 체결한 것이 업적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역대 정권이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봤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한다고 각의(閣議·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안보 관련법을 통과시킨 것이 특이점으로 꼽히는 정도다.


◇ 집단자위권 용인·안보관련법 제정이 업적?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는 경제와 외교에서 적극적인 노력으로 국민의 안정적인 지지를 받아왔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지율이 떨어졌고, 자신했던 외교도 봉쇄돼 새로운 레거시(정치적 유산)를 만들기 곤란해 폐색감(閉塞感)이 감도는 가운데 금자탑(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오는 9월로 거론되는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총리 주변은 '최종 마무리를 향한 포진 굳히기'를 벼르지만, 당내에선 '하고 싶은 인사를 단행할 힘이 있을까'라는 차가운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 또한 "올해 겨울에라도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취소된다면 정권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여당 내에서 '총리 자신이 정권의 막을 어떻게 내리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 장기집권 폐해도…"손타쿠 정치 횡행"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관료가 총리관저에 아첨하는 '손타쿠(忖度) 정치'가 횡행한다고 지적했다.
손타쿠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의중을 살펴서 알아서 처리한다는 의미로, '아베 1강' 체제 지속에 따른 폐해로 일본 언론들이 자주 지적해왔다.
마이니치는 "헌법개정을 포함해 총리가 정치적 유산으로 남기려 해 온 과제는 실현이 곤란하고 목적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며 "늘어나기만 하는 나라의 빚을 비롯해 이대로는 반대로 많은 부(負)의 유산이 남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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