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천년 전 '그린 사하라' 종말이 동남아 대가뭄 촉발

입력 2020-08-24 11:32  

약 4천년 전 '그린 사하라' 종말이 동남아 대가뭄 촉발
라오스 북부 동굴 석순·기후모델 이용 연관성 확인
대가뭄과 내륙 유적 사라진 "잃어버린 천년" 시기 일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4천~5천년 전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 지역의 무성했던 초목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동남아 지역에 대가뭄과 사회적 변화를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프리카 북부가 사막으로 바뀌는 이른바 '그린 사하라'의 종말이 메소포타미아 아카드 왕국의 붕괴나 인더스 문명의 탈도시화, 나일강 주변의 유목 확산 등에 미친 영향이 연구된 적은 있으나 동남아 지역의 대가뭄 및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와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I)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시스템과학 부교수 캐슬린 존슨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른바 그린 사하라의 종말과 동남아의 대가뭄이 직접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채취한 석순 샘플의 산소와 탄소 동위원소, 미량금속 등 지구화학적 성분을 측정해 당시의 가뭄 기록을 뽑아내고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기후 모델은 사하라 지역에서 초목의 성장이 줄면서 공기 중 먼지를 증가 시켜 인도양 수온을 떨어뜨리고, 이는 해수면 온도의 영향을 받는 '워커순환'을 동진 시켜 지금의 엘니뇨와 같은 현상을 유발함으로써 동남아 전역에서 1천년 이상 우기의 수증기를 크게 줄인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동남아 지역에서 진행된 수백 년의 대가뭄과 동남아 내륙의 고대 유적이 눈에 띄게 줄어든 약 4천~6천년 사이 "잃어버린 천년"의 시기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혔다.
연구팀은 홀로세 중기의 대가뭄이 이 지역의 대규모 인구 이동과 새롭고 탄력적인 호구 전략을 채택하게 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동남아 내륙에서 신석기 영농을 시작하게 된 동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윌리엄 패터슨 대학의 환경과학 교수 마이클 그리피스 박사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사회적 적응과 격변과 관련해 이 문제를 수십년간 연구해왔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동남아시아 대가뭄의 원인에 대해 새롭고 확실한 설명을 제공해 동남아 일대에서 나타난 사회적 변화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 인류학 교수 조이스 화이트 박사는 "기후변화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동식물을 바꿔놓아 인간 사회에도 영향을 미친 훌륭한 증거"라면서 "모든 생명체가 매우 달라진 기후에 적응을 해야 했으며, 이는 고고학적 관점에서 홀로세 중기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게임체인저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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