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고대 초신성 폭발이 남긴 대형 구름 속 지나는 중"

입력 2020-08-25 16:03  

"지구, 고대 초신성 폭발이 남긴 대형 구름 속 지나는 중"
대서양 퇴적물 샘플서 초신성 폭발 희귀 동위원소 '철-60' 확인
약 3만3천년간 고루 분포… 30광년 길이 '국부성간구름'과 일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가 지난 3만3천년간 고대 초신성이 남긴 대형 구름 속을 지나왔으며, 현재도 항진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학(ANU)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 등에 따르면 이 대학 핵물리학자 안톤 월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서양 해저에서 채취한 퇴적물 샘플에서 철(Fe)-60 동위원소를 확인해 분석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철-60은 초신성 폭발 때 생성되는 희귀한 방사성 동위원소로 반감기가 262만년이다. 1천500만년이면 완전히 붕괴해 46억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에서 발견되는 모든 철-60 동위원소는 지구가 아닌 외부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월너 교수는 약 260만년 전과 600만년 전 침전물에서 철-60 동위원소를 찾아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남극 설원에서 지난 20년 사이에 쌓인 것으로 추정되는 철-60 동위원소가 확인되고 지구 주변 우주에서도 17년간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철-60 동위원소 발견의 연장선에서 지구가 수백만년 전 초신성에서 나온 구름 속을 지나며 이 동위원소를 여전히 받고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팀은 ANU 중이온가속기시설(HIAF)의 질량분광기로 대서양 두 지역에서 채취한 5개 퇴적물 샘플을 분석해 철-60 동위원소 흔적을 찾아냈다. 이 퇴적물 샘플들은 축적된 시기가 약 3만3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철-60 동위원소가 모든 시기에 걸쳐 고르게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는 현재 고밀도의 가스와 먼지 등으로 된 약 30광년 길이의 '국부 성간구름'(LIC) 속을 수천 년째 지나는 중이다.
LIC가 형성된 과정은 분명치 않으나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 속을 지나고 있는 지구에 철-60 '비'를 뿌렸다고 추정하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태양계가 처음 이 구름에 진입할 때 철-60 동위원소가 급증하거나 적어도 가장 오래된 3만3천년 전 샘플에서 이 수치가 현저히 낮아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연구팀이 분석한 샘플에서는 큰 변화 없이 철-60 동위원소가 연간 1㎠당 3.5개씩 3만3천년 동안 고르게 축적돼 있었다.
연구팀은 LIC와 초신성 잔해가 한 구조가 아니라 수백만년 전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진 성간물질에 남아있는 잔해와 겹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LIC가 오래 전에 이뤄진 희미한 초신성 잔해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먼지 입자에 붙잡힌 철-60 동위원소가 성간물질 사이에 떠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는데, "(그럴 경우) 철-60 동위원소가 훨씬 더 오래된 초신성에서 나왔으며 대서양에서 확인된 것도 그런 것의 일부일 수 있다"고 월너 교수는 지적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4만~100만년 전에 쌓인 철-60 동위원소를 찾아내 분석하는 것인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철-60 동위원소가 늘어나면 고대 초신성이, 그 반대일 때는 LIC가 철-60의 기원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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