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세아들 앞 경찰 총 맞은 흑인 아빠, 다시 걸으면 기적"(종합)

입력 2020-08-26 07:55   수정 2020-08-26 16:47

"어린 세아들 앞 경찰 총 맞은 흑인 아빠, 다시 걸으면 기적"(종합)
척수 절단에 척수뼈 부서지고 장기 손상…변호인단, 경찰에 민사소송 예고
연일 폭력시위에 주 비상사태…모친 "아들, 폭력시위 기뻐하지 않을 것"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어린 세 아들 곁에서 경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미국의 흑인 아빠가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찰 총격으로 쓰러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주니어(29)의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그가 다시 걸으려면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환이 블레이크의 척수를 절단하고 척추뼈를 부숴 하반신이 마비됐다는 것이다. 장기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다른 변호인이 덧붙였다.
피해자 부친인 제이컵 블레이크도 앞서 시카고 선타임스 인터뷰에서 아들이 반신불수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부친은 이날 회견에서 "그들(경찰)은 내 아들에게 7번이나 쐈다. 마치 내 아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말이다"라면서 "하지만 내 아들은 소중하고 그 역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모친인 줄리아 잭슨은 아들이 사건 후 처음으로 한 말이 '미안하다'였다면서 "아들은 '난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다시는 걷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경찰 당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AP가 보도했다.
블레이크는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경찰관들과 말다툼을 벌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된 직후 주차돼 있던 자신의 자동차로 걸어가 문을 여는 순간 등 뒤에서 경찰 총격을 받아 쓰러졌다.
당시 차 안에 그의 3살, 5살, 8살 아들이 타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로 출동했다는 언급 외에는 총격 경위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변호인 측은 블레이크가 다른 주민들 사이의 싸움을 말리다가 경찰의 총탄에 맞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이후 석 달 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다시 들끓는 분위기다.
진원지인 커노샤에서는 이틀간의 폭력 시위로 수십 개 건물이 불에 타고, 다수의 상점이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위대는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거부하고 매디슨의 주 청사를 향해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국 곳곳 주요 도시들에서도 동조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샌디에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경찰과 충돌한 일부 시위대가 체포됐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배 증원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도 폭력시위를 멈춰달라고 하소연했다.
피해자의 모친 잭슨은 커노샤의 폭력 시위 양상은 가족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면서 아들이 이 장면을 봤다면 "절대로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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