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홍콩 민주화 활동가에 노벨평화상 안돼" 경고

입력 2020-08-28 11:07   수정 2020-08-28 11:28

중국 왕이 "홍콩 민주화 활동가에 노벨평화상 안돼" 경고
노르웨이 외교장관과 회담후 기자회견서 입장 표명
"내정 개입 위해 노벨평화상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홍콩의 활동가(홍콩 민주화 활동가)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2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럽 5개국 순방차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한 왕이 부장은 27일(현지시간) 이네 에릭슨 써라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홍콩 민주화 활동가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수여 가능성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런 입장을 밝혔다.
왕이 부장은 "한 가지만 말하겠다.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도 중국은 중국의 내정에 개입하기 위해 노벨평화상을 이용하려는, 그 누구의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라면서 "중국은 이 원칙에 대해 확고하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또 "우리는 누구라도 노벨평화상을 정치화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2010년 중국의 반체제 인사 고(故)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벨평화상을 받은 뒤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가 냉각된 점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면서 노르웨이에 대해 "건전하고 안정적인 양자 관계를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계속 서로를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할 수 있다면, 우리의 양자 관계는 지속적이고 건전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양자 관계의 정치적 토대도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왕이 부장의 발언은 양국 관계의 냉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홍콩의 민주화 활동가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지 말도록 외교적 압박을 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2010년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노르웨이와 단교한 뒤 9년 만인 지난해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노르웨이는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됐으며, 중국은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다.
왕이 부장과 써라이데 장관은 모두 기자회견에서 왕이 부장의 이번 노르웨이 방문이 중국 외교부장으로서 15년 만에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써라이데 장관이 양측이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하면서도 홍콩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외교장관들은 왕이 부장과의 회담이 끝난 뒤 홍콩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
노벨평화상은 노벨상 6개 분야 중 하나로, 평화 증진에 현저히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다른 노벨상이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한림원(스웨덴 아카데미) 등에서 선정하는 것과 달리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과 시상 권한을 갖고 있다.
아울러 왕이 부장은 또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한 기자가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에 경종을 울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죽음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자 "많은 정보와 연구는 이 질병이 다른 곳에서 추적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원량은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월 초 사망했다.
왕 위원은 지난 25일부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5개국 방문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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