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기안기금 2조 수혈 가능성(종합2보)

입력 2020-09-03 19:27  

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기안기금 2조 수혈 가능성(종합2보)
현산 '재실사' 거듭 요구에 결렬…금호산업·아시아나 계약해지 조만간 통보
계약 무산 책임 공방 벌어질듯…아시아나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김다혜 기자 = 약 10개월을 끌어온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채권단이 던진 '최종안' 제안에도 현산이 '12주 재실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조만간 계약 해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산은에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인 뒤 현산은 인수 조건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인수 가격 재조정 등을 포함해 현산의 인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채권단이 이미 거절한 바 있는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카드를 현산이 다시 꺼내 들자 채권단은 '인수 의지에 진정성이 없다'고 최종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이 이메일로 최종 답을 보냈다고 보고 있다"며 "추가 액션이 더 나오지 않는 이상 방향은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 무산이 기정사실화하며 추후 계약 해지 책임을 묻는 소송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산은 이번에도 재실사만 요구하며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계약금 반환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산과의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와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주중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주 초로 예상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이후 계약해지 통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앞서 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같은 해 12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애초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천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원에 매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산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등을 들어 재실사를 요구해왔다.
채권단은 이 같은 요구를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하며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왔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지원 금액과 방식 등은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2조원 안팎의 기안기금 투입을 예상하고 있다.
기안기금이 지원되면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간다.
아시아나는 2010년 산은 주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뒤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한 바 있다.
채권단은 기안기금 투입으로 급한 불은 끈 뒤 내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대체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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