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노딜'로 끝나게 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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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3 19:25  

10개월만에 '노딜'로 끝나게 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10개월만에 '노딜'로 끝나게 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현산, 채권단 파격 제안 끝내 거부…다음주 계약해지 통보할 듯
채권단, '플랜B' 가동 전망…아시아나에 2조원 '수혈'
아시아나 매각 차질로 금호 그룹 재건 계획에도 차질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항공업계 '빅딜'로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작업이 결국 계약 해지 통보만 남겨 놓고 있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조만간 '플랜B'를 가동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들어가고,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00299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계약금 반환 소송 등의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전날 현산이 산은 측에 재실사 요구를 고수하는 입장을 내놓자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없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의 최종 담판에서 인수가를 최대 1조원가량 낮추는 내용의 파격 제안을 내놨지만 이 같은 제안에도 묵묵부답이던 현산이 결국 일주일 만에 사실상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12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시작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결국 10개월만에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호산업은 작년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매각 공고, 예비입찰, 본입찰 등을 거쳐 작년 11월 매입 가격을 1조원가량 더 써낸 현산과 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작년 12월 27일에는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실 업계에서는 이미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꿈이 현실화하는 듯했지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항공업계를 덮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현산이 4월 초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를 연기한 데 이어 4월 말 주식 취득일까지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이후 현산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대면 협상을 거듭 요구해왔다.
계속 침묵을 지키던 현산은 결국 6월 초 채권단에 인수 조건 재검토를 요구했고, 이어 7월 말에는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지가 없다고 보고 거래 종결을 지연하기 위한 의도라고 맞서 왔다.
지난달 20일 성사된 권순호 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의 대면 협상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의 최종 담판도 끝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주 중으로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양측의 공방이 계약금 반환 소송 등에 대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있었던 만큼 현산이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급한 계약금 2천500억원을 둘러싼 법정 다툼도 불가피해보인다.
일단 채권단은 다음주 중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 장관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당장 2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이 예정된 상황이다.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을 통해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돌입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재편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과 '통매각' 대상이었던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의 분리 매각 가능성도 대두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한층 악화한 만큼 현산의 입장에서 이 같은 리스크를 안고 당초 계획대로 인수를 추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계약 당시인 작년 4분기 1천387%에서 올해 2분기 2천291%로 늘어났다. 2분기에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영업이익 1천151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올렸지만 매출은 작년 2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그룹 주력 계열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실패하며 구주 매각 대금 3천200억원으로 그룹 재건을 꿈꾸던 금호 측도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금호산업은 그동안 매각 무산에 대비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자금 운용 계획 수정, 필요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검토해 왔으며 계약 해지 통보 이후 '플랜B'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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