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력으로 뒤틀리고 어긋난 'GW 오리오니스' 원반

입력 2020-09-04 11:36  

삼성 중력으로 뒤틀리고 어긋난 'GW 오리오니스' 원반
약 1천300광년 밖 삼중성계서 '원반찢김 효과' 첫 관측
원반 안쪽 사선 고리서 형성된 행성은 사선 궤도 가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는 수성부터 해왕성까지 행성 8개의 궤도면이 모두 같다. 태양 적도를 따라 평면을 도는 셈인데, 우리 은하를 비롯해 우주의 다른 항성계가 모두 이와 같지는 않다.
별(항성)이 하나가 아닌 다중성계에서는 특히 비스듬하게 사선 궤도로 별을 도는 행성이 존재한다. 이런 사선 궤도 행성의 형성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 내 비스듬한 고리가 직접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와 카네기 과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영국 엑시터대학 천체물리학 교수 스테판 크라우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1천300광년 떨어진 오리온자리의 삼중성계 'GW 오리오니스(Orionis)'를 관측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는 다중성계 별의 중력이 주변을 도는 원시 행성계 원반을 찢어 뒤틀리게 만들고, 분리시켜 비스듬히 도는 고리를 만든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ESO의 초거대망원경(VLT)과 칠레 북부 사막에 설치된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 등을 이용해 지난 2008년부터 11년간 관측한 끝에 이런 결과물을 냈다.
별이 가스와 먼지로 된 분자 구름에서 만들어지면 남은 물질이 주변을 휘돌면서 원시 행성계 원반을 형성하고 이 안에서 행성이 만들어져 위치와 궤도가 정해진다.
GW 오리오니스도 항성 3개 만들어진 뒤 주변에 원시 행성계 원반이 형성됐지만 평평한 것이 아니라 안쪽이 뒤틀려 있고, 그 안으로 원반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로 고리가 형성돼 사선으로 돌고있는 것이 관측됐다.



이 안쪽 고리는 지구 30개의 질량을 가져 행성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고리 안에서 형성되는 행성은 매우 큰 각도로 별을 사선으로 돌게 될 것이며, ESO의 차세대 '극대망원경'(ELT) 등을 이용한 행성 탐사에서 많은 사선 궤도 행성을 찾아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절반 이상의 별이 하나 이상의 동반 별을 가진 다중성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선 행성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GW 오리오니스에서 관측된 현상이 이론으로만 제시돼온 '원반찢김 효과'(disc-tearing effect)와 분명하게 일치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 이론은 서로 다른 궤도면을 가진 별의 중력이 충돌하면서 원시 행성계 원반을 뒤틀리게 하고 분리시킨다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에서는 삼중성계 별들의 어긋난 궤도로 원반에서 분리된 고리가 실제 관측된 것과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ELT 등을 통한 미래 관측을 통해 GW 오리오니스 형성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주변에서 형성되는 젊은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네기 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배재한 박사는 "각도가 큰 사선 궤도 행성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은 행성 형성과정의 세부사항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GW 오리오니스는 이론과 관측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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