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으로 전월세난 가중하나…3기 신도시 인근 전월세 품귀

입력 2020-09-09 09:25   수정 2020-09-09 09:36

사전청약으로 전월세난 가중하나…3기 신도시 인근 전월세 품귀
하남·남양주·고양·인천 등서 전셋값은 다달이 상승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 시행 3년간 서울·경기 전셋값 폭등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그간 예고한 서울과 수도권의 공공택지 6만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전월세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전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장기간 눌러앉으면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월만 해도 전세보증금이 5∼6억원대였다가 지난달 7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 기간 월세는 보증금 5천만원 월세 155만원 수준에서 보증금 1억원 월세 16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A 공인중개사는 "아직 실거래가 등록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전세는 7억8천만원,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220만원까지 계약이 체결됐다"며 "전세는 말할 것도 없고 월세도 품귀"라고 전했다.
하남은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 중에서도 청약 인기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경기도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를 공급할 때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배분한다.
하남교산은 2021년 11∼12월 중 1천100가구, 2022년 2천500가구 등 3천600가구가 사전 청약 방식으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청약 당첨을 위한 이주 수요가 대부분 반영됐지만, 사전청약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2년을 거주하려는 '막차 수요'가 여전히 움직일 수 있다고 관측한다.



내후년까지 사전청약 일정이 잡혀 있는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인천계양 등의 인근 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e편한세상 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전셋값이 처음으로 5억원대에 진입했다.
월세는 전용 74㎡가 지난 6월 보증금 5천만원에 임대료 110만원 선이었다가 이달 들어 보증금 4천만원에 임대료 16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 84㎡는 월세 물건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창릉지구가 들어설 고양시 덕양구와 인천계양지구 인근 일대도 전셋값 오름세가 뚜렷하다.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삼성래미안' 전용 59㎡는 지난 1일 3억9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5월 3억원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이제는 4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동 '인정프린스' 전용 84㎡는 지난 4일 2억4천만원에 전세 거래를 마쳤다. 같은 면적이 지난 7월 30일 2억2천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2천만원 상승한 역대 최고가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월세 물건이 귀해지고 가격이 치솟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사전청약 수요까지 더해지면 임대료가 더 오르고 전월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사전예약제를 통해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 2009년부터 서울·경기의 전셋값은 3년간 폭등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8년 -1.8%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09년 8.1%, 2010년 7.4%, 2011년 13.4% 올랐다.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2008년 -0.5%에서 2009년 4.5%, 2010년 7.1%, 2011년 16.5% 상승했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는 2011년 결국 폐지됐다.
사전청약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려면 최소 4∼5년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 임대차법으로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데 사전청약제로 인한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 청약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료는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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