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제재에 내년부터 스마트폰에 자체 OS '훙멍' 사용

입력 2020-09-10 18:06  

화웨이, 美제재에 내년부터 스마트폰에 자체 OS '훙멍' 사용
세계적으로 보급된 구글 안드로이드와 결별, 독자 생태계로
해외시장서 '중국폰' 이미지 고착화…미중 디커플링 현실화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화웨이(華爲)가 결국 자사 스마트폰에까지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 개발한 운영체계(OS)인 '훙멍'(鴻蒙·영어명 Harmony)을 쓰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 스마트폰은 세계 보편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떨어져 나가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오후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내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훙멍 OS를 전면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대회에서 위 CEO는 스마트폰용 훙멍이 올해 12월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훙멍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범용 OS다. 스마트폰에서부터 TV,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일 수 있다.
화웨이는 작년 8월 훙멍을 처음 공개했다. 스마트TV 등 일부 제품에 우선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가장 대중적인 소비 제품인 스마트폰 적용은 계속 미뤄왔다.
화웨이가 결국 훙멍을 스마트폰에까지 쓰기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하면서 단시간 안에 안드로이드를 정상적으로 쓸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5월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미국 회사인 구글과 거래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더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가 지원되지 않게 되면서 화웨이는 치명적인 고통을 겪게 됐다.
미국 제재 후 나온 메이트 30 등 화웨이의 신작 스마트폰에는 정식 안드로이드가 깔리지 못했다.
앱을 내려받는 구글플레이스토어도 없어 '반쪽 폰'으로 전락한 탓에 화웨이가 자랑하는 카메라 등 우수한 하드웨어 성능에도 해외 소비자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외면했다.
안드로이드 대신 훙멍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OS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계 보편 생태계에서 벗어나 화웨이가 스스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화웨이는 세계의 앱 개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화웨이 생태계에 들어오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와 견줄 정도로 충분한 앱을 갖추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나 블랙베리 같은 회사도 생태계 형성에 실패해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났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가 아닌 훙멍이 깔리고 나면 화웨이는 당분간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더욱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훙멍의 전면 등장은 미중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시화한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계에서는 미중 기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두 개의 기술 블록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고개를 든다.
미국은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5G 네트워크 구축 분야에서 선도 업체인 화웨이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당장 이달 15일부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세계의 거의 모든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매하지 못하게 되면서 당분간 대량 비축한 재고에 의존해 생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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