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시대] 청구권협정 강조…한일관계 계속 험난할 듯

입력 2020-09-14 15:42   수정 2020-09-14 18:01

[日스가시대] 청구권협정 강조…한일관계 계속 험난할 듯
한국 법원의 일본 징용기업 자산 매각 땐 보복조치 시사
아베 야스쿠니 참배는 반대…균형감 갖춘 정치인 평가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오는 16일 차기 일본 총리에 오르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마찬가지로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일관계는 계속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 스가 장관은 오는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아베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스가 총재는 '포스트 아베' 경쟁에 뛰어들면서 아베 정권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고, 특히 외교면에서 아베 총리에게 퇴임 이후에도 조언을 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가 정권의 외교 정책은 아베 정권 '시즌2'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의 대(對)한국 정책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가 총재는 지난 6일 자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한(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그것에 꼼꼼하게 얽매이는 것(구속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7일 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징용 피해자 문제는 1965년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도 불가역적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아베 정권의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스가 총재는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으로서도 수많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징용 배상 문제는 한일 간 핵심 갈등 현안으로 피고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법원에 압류된 상태다.
한국 법원이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일본 정부 각료들은 예고한 바 있다.
스가 총재는 지난달 4일 관방장관 브리핑에서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이 강제 매각되는 경우와 관련해 "관련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 활동 보호 관점에서 온갖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달 1일 일본 민영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선 "정부는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며 보복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스가 정권 출범 이후 한국 법원이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면 일본 정부가 대응 조치에 나서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국 때리기'를 주도한 아베 총리가 물러나고 일본에서 새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한일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난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일미(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및 중국과도 항상 의사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9일 자민당 총재 선거 '소견 발표 연설회'에선 "중국을 비롯한 근린 국가와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중국만 언급했지만, 12일에는 한국도 함께 거론했다.
게다가 그는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당시 "경제 재생이 우선"이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아베 총리와는 달리 '뼛속부터 우파'는 아니라는 평가도 했다.
역사 수정주의를 내건 아베 총리와 달리 균형감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스가 총재에 대해 "균형 감각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이라며 "한일 관계를 잘 관리할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을 것이고, 거기서부터 대화의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13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 기고문을 통해 전망했다.
양 교수는 "한중일 정상회담 등의 기회에 (한일) 정상이 서로 신뢰를 확인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진일보"라고 진단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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