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2호도 놓친 천왕성 위성 정체 10년 전 자료로 밝혀내

입력 2020-09-14 17:16  

보이저2호도 놓친 천왕성 위성 정체 10년 전 자료로 밝혀내
5개 주요 위성 물리적 특성 허셜 우주망원경 관측자료로 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의 일곱번 째 행성인 천왕성 주변에는 모두 27개의 위성(달)이 돌고 있다. 이 중 '타이타니아'와 '오베론'을 비롯해 행성 가까이 있는 5개의 큰 위성은 공전 궤도면과 98도 기울어져 있는 천왕성의 특이한 적도면을 따라 돌아 주요 위성으로 분류돼 있다.
'보이저2호'가 1986년 1월 24일 천왕성 중심에서 10만7천㎞까지 다가가 인류 탐사선 중 유일하게 근접 비행을 했지만 이 위성들에 관해서는 많은 것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오래전에 퇴역한 우주망원경의 해묵은 관측 자료를 통해 이 위성들이 명왕성과 비슷하다는 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협회에 따르면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의 외르스 데트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2009~2013년에 가동된 '허셜 우주망원경'이 천왕성과 위성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허셜 망원경은 적외선을 발견하고 천왕성을 최초로 관측한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의 이름을 딴 유럽우주국(ESA)의 원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70~160㎛(마이크로미터) 파장의 빛에 민감하다. 이 스펙트럼 영역에서는 영하 213~193도에 달하는 천왕성과 5개 주요 위성도 매우 밝게 포착된다.



문제는 허셜 관측 자료에 천왕성이 너무 밝게 잡히면서 주변을 덮어 위성들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있었다.
이 위성들은 빛이 천왕성의 500~7천400분의 1에 불과해 천왕성에 가까이 있는 것은 가려내기 어려웠고 좀 더 크고 밝으면서 멀리 있는 타이타니아와 오벨론만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허셜망원경의 안정적인 광도 측정과 관측 당시 정확한 위치 계산을 통해 관측 자료에서 천왕성의 빛을 제거하고 5개 주요 위성의 빛만 뽑아내는 결과를 얻어냈다.
특히 공전 궤도면과 누워있다시피 한 천왕성의 적도면이 약 84년의 공전 주기 중 태양빛을 직접 받는 시기에 관측한 자료를 갖는 행운도 작용했다. 이를 통해 적도면을 도는 천왕성 위성들이 천왕성 뒤 밤의 위치로 이동할 때 표면의 열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측정했다. 이는 위성의 물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위성의 온도를 비롯한 물리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보이저2호가 천왕성에 접근할 때는 행성과 위성의 남극점 부분만 포착해 이런 특성을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들 위성의 표면이 예상외로 오래 열을 저장하고 상대적으로 서서히 식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거친 얼음 표면을 가진 작은 천체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태양계 외곽의 왜행성인 명왕성이나 하우메아와 비슷한 천체일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정교한 우주탐사 미션이 있어야만 태양계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면서 "새로운 알고리즘은 ESA의 거대한 전자자료 저장고에 축적돼온 관측자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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