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철광석 가격 급등·일본산 저가 공세…철강업계 삼중고

입력 2020-09-17 06:01  

코로나에 철광석 가격 급등·일본산 저가 공세…철강업계 삼중고
철광석 가격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포스코·현대제철 가격 인상
일본산 공세에 정부 "깊은 우려를 가지고 시장 상황 모니터링"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철광석 가격이 6년 만에 톤(t)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산 철강 제품이 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수요산업이 아직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원가 인상과 일본산 공세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것이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철강사들도 철강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중국 경제 회복 '기지개'에 철광석 가격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가격은 t당 130.17달러를 기록하며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튿날인 15일에는 t당 128.52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초 80달러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올랐다. 철광석 가격은 5월 들어 빠르게 상승세를 타더니 8월 120달러대로 올라섰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전 세계 철광석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은 건설업과 제조업 활황에 힘입어 7월에는 역대 최고치의 철광석을 해외에서 들여왔다.
건설업 경기지표인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1∼8월 51.3%나 급증하며 이미 작년 연간 판매량의 90% 수준에 근접했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7월 52.8에서 8월 53.1로 상승했다.
철광석 수요는 앞으로도 1~2% 더 늘어나 철광석 가격은 올 연말까지 t당 100~120달러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포스코·현대제철, 철강 제품 유통가격 인상
국내 철강사들은 원가가 오르자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유통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렸다.
포스코는 이달 열연강판 유통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다. 냉연강판 유통 가격도 제품별로 t당 2만∼4만원씩 올렸다.
현대제철도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다. 냉연가격은 3분기(7~9월)에 t당 6만원 올렸고, 후판은 이달 7일 출하분부터 t당 3만원 인상했다.
완성차업체와 조선사 등 대형 수요처에 납품하는 제품에도 원재료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해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들 수요기업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일본산 저가 공세…올해 수입 55.1% 급증
원가 상승에 더해 품질 좋은 일본산 철강재까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며 국내 철강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H형강 국내 수입물량은 27만1천871t으로 작년보다 24.2% 감소했다. 베트남(-28.7%), 바레인(-58.4%), 중국(-93.3%) 등 대부분 국가가 감소했으나 일본에서 들여온 물량은 11만4천835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1% 급증했다. 이 기간 전체 수입물량의 42%가 일본산이었다.
2017∼2019년 일본산 수입 비중이 약 13∼22%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본산 H형강 수입은 2017년부터 지속해서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0만t을 넘어섰다. H형강은 고층 빌딩, 공장, 체육관 등의 기둥재 등으로 사용되는 건설자재이다.
수입 물량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수입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산 H형강 평균 수입가격은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일본산이 타국산 대비 20∼30달러 높은 가격으로 수입되던 것을 고려하면 일본산 제품 가격이 그만큼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지난 6월 일본산 수입통관 가격은 t당 484달러로, 베트남 524달러, 바레인 471달러, 말레이시아 519달러 등 H형강 수입국 중 가장 낮았다.
일본은 코로나19로 인한 도쿄 올림픽 연기 등 여러 악재로 민간 소비와 수출이 동시에 급감한 데다,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7.8% 감소하는 등 내수 경기가 심각하게 침체한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자국 내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낮은 엔화 환율 등을 앞세워 한국에 철강재 수출 공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일본산 저가 열연 수입이 많이 늘어나 국내 철강 산업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누적 기준 일본산 열연 수입 단가를 살펴보면 t당 477달러 수준으로 작년 동기 단가(554달러) 대비 약 14%나 하락했다. t당 488달러(올해 누적 기준)인 중국산 수입 단가와도 비교했을 때, 10달러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중국산보다도 저가로 국내에 유입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과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가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일본산 열연의 저가 수출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현 상황을 주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본산 저가 공세에 대해 "현재 깊은 우려를 가지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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