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대표 "고용보험료 5억 아까워 직원 사지로 내몬 것 아냐"

입력 2020-09-17 16:07   수정 2020-09-17 18:40

이스타 대표 "고용보험료 5억 아까워 직원 사지로 내몬 것 아냐"
최종구 대표 입장문…"고용유지지원금 받으려면 미지급금 모두 해소해야"
이스타홀딩스, 제주항공에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 제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스타항공이 최근 논란이 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 "고용보험료 5억원이 아까워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 만큼 부도덕하다고 탓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조종사노조에서 "사측이 고용보험료 5억원을 미납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논의가 정치권으로 확산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보험료만 낸다고 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조가 사실무근의 주장을 반복해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최 대표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임금을 모두 지급한 뒤에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미지급임금이 있는 상황에서는 신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미지급임금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와 매출 중단이 직접 원인"이라며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른 영업 중단, 매출 동결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 대표는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미지급 임금채권 등 해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이삼 조종사노조 위원장이 "재고용이 보장된다면 근로자들이 일단 퇴직하여 실업급여와 체당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힌 점 등을 언급하며 "고통스럽고 힘겨웠지만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 대표는 "인수 의향 업체가 8곳 정도로 압축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10월 중순까지 사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매각을 통해 새로운 경영 주체를 맞이하는 일은 현재 이스타항공이 정상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인수 협상에도 경영정상화 뒤 재고용을 최우선 과제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열고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부·여당에 대량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상직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재산 축소 의혹이 불거진 김홍걸 의원과 함께 이상직 의원에 대한 기초조사를 시작으로 윤리감찰단(단장 최기상)을 본격 가동했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5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212억 자산가가 5억 고용보험료를 떼먹어 (고용인이) 고용안정기금조차 못 받고 있다"며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 달아준 집권 여당이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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