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부부 2살 때 유괴된 아들 38년만에 재회

입력 2020-09-18 16:46  

중국 노부부 2살 때 유괴된 아들 38년만에 재회
경찰 DNA 분석으로 1천104㎞ 떨어진 곳에서 찾아
40살 아들은 가정 꾸려 두 아이 아빠 돼
중국 매년 아동 유괴 사건 7만건 달해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중국 노부부가 유괴된 아들을 찾아 헤매다 근 40년 만에 재회하는 가슴 뭉클한 일이 일어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 중국 남서부 산시성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쑤빙더(70)씨 부부가 38년 전 잃어버린 아들과 다시 만난 눈물겨운 상봉 소식을 보도했다.
이날 부부와 아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리며 그간 맺혀있던 응어리를 녹여냈다. 쑤씨는 "38년 동안 이날만을 기다렸다"며 기뻐했다.
쑤씨가 '진수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던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982년 5월 12일이었다. 당시 쑤씨는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집을 비웠고, 그가 저녁이면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 아내 황런슈씨는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진수이를 딸 옆에 누이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쑤씨는 당일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황씨는 옆에 있어야 했던 아들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황씨는 다급히 남편을 불러 마을 주민들에게 아들의 행방을 묻고 다녔지만, 그 후로는 진수이를 볼 수 없었다.
화목했던 한 가정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아들을 찾기 위한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됐다.
쑤씨는 아들에 대한 소식을 알아내기 위해 이웃 마을을 이 잡듯이 뒤지고 도시 방방곡곡을 헤맸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도 못했던 그는 간절한 마음을 안고 먼 길을 직접 걸어 다니며 아들을 찾아야 했다.
아들을 찾지 못한 슬픔으로 황씨의 정신 건강에도 이상이 생겨 가족은 더욱더 힘든 나날을 보냈다.


당시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쑤씨 부부가 사는 마을이 워낙 외딴 지역에 있는 데다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아들의 행방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했다.
아들의 생사도 모른 채 수십 년을 보내온 쑤씨도 결국 마음을 정리하고 지난 몇 년 전부터 잃어버린 아들의 장례식을 위해 돈을 모아오던 터였다.
그는 올 초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더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 "그저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내 아들 진수이를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는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기적 같은 소식이 부부를 찾아왔다. 경찰이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유전자 표본을 대조해 그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아들을 찾았다는 것이다.
진수이는 원래 살던 집에서 자그마치 1천104㎞ 떨어진 허베이성에서 있었으며, 리궈린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아내, 두 아들과 가정을 꾸린 어엿한 가장이 돼 있었다.
상봉 자리에서 아들의 가족을 만난 쑤씨는 "내가 손자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중국에서는 영아부터 10대 청소년에 이르는 아이들에 대한 유괴 신고가 매년 7만건 접수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이렇게 납치된 아이들은 대부분 국내외로 팔려 가 노동자가 되거나 부유한 가정에 보내지기도 한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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