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도좌파 연정, 르네상스 발상지 토스카나주 수성

입력 2020-09-22 07:01  

이탈리아 중도좌파 연정, 르네상스 발상지 토스카나주 수성
남부 캄파니아·풀리아서도 승리 전망…우파 거센 추격 뿌리쳐
연정 위기론 가라앉을 듯…사실상 패배 극우 살비니 행보 관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중부 토스카나주의 지방 권력 수성에 성공했다.
토스카나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의 개표가 79% 완료된 21일 밤(현지시간) 현재 민주당 소속 에우제니오 자니 후보(61)가 48.8%를 득표해 주지사 자리를 예약했다.
극우 정당 동맹이 내세운 33세의 우파연합 후보 수산나 체카르디는 40.2%로 2위에 머물렀다.
르네상스 발상지 피렌체가 속한 토스카나는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와 함께 '좌파의 아성'으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50년간 좌파 진영이 한 번도 선거에서 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국 정당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동맹의 무서운 추격으로 투표 직전까지 박빙 판세를 보여 민주당은 물론 연정을 긴장케 했다.
연정의 한 축인 민주당이 토스카나를 잃으면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 작년 9월 출범한 연정의 지속가능성에도 의문 부호가 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 정치 전문가는 "미국 민주당으로 치면 캘리포니아주를 공화당에 내주는 격"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번 승리는 위기감을 느낀 좌파 진영 지지자들이 막판 결집하면서 대거 투표장에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우파 후보를 지지하는 중·장년층 유권자 일부가 투표를 포기한 덕도 봤다.
민주당과 연정 입장에선 토스카나주를 방어함으로써 연정 붕괴론에서 벗어나 정책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자니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특별한 승리"라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나타낸 반면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매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민주당은 중간 개표 결과 토스카나 외에 남부 나폴리가 주도인 캄파니아와 풀리아에서도 우파연합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승기를 잡았다.
우파연합은 텃밭인 북서부 리구리아와 북동부 베네토주를 지켰고 지난 25년간 민주당이 우세했던 중부 마르케주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최대 승부처로 꼽힌 토스카나에서의 '반란'에 실패함으로써 승리의 빛이 바랬다.
현지 정가에서는 반(反)이민·난민 정서를 자극해 지지율을 끌어올린 '극우적 뉴스메이커' 살비니의 지도력이 그 수명을 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를 반영한 지방 권력 구성을 보면 독자적인 정당 시스템을 가진 발레다오스타를 제외한 전체 19개주 가운데 우파연합이 14개주 주지사를 배출해 여전히 압도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 로마가 속한 라치오와 에밀리아-로마냐 등 기존에 점한 2개 주에 이번 선거에서 3개 주를 추가하더라도 우파연합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른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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