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한명도 안 온 유엔총회…육성 대신 비디오 메시지만

입력 2020-09-23 01:45   수정 2020-09-23 11:45

각국 정상 한명도 안 온 유엔총회…육성 대신 비디오 메시지만
첫 화상회의 방식으로 일반토의 막 올려…대사들만 마스크끼고 조용히 박수
결국 불참한 트럼프, '중국 책임론'으로 긴장감↑…시진핑은 "정치화 말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 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사상 유례없는 썰렁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는 미리 녹화한 각국 정상들의 비디오 메시지만 울려 퍼지고, 이들의 실제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이번 75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General Debate)가 막을 올린 22일(현지시간) 이런 풍경은 절정에 달했다.
원래대로라면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정상 또는 외교수장이 모여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국제 외교무대의 '하이라이트'가 돼야 하지만,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들만 총회장에 마스크를 쓰고 최소 3칸 이상 떨어져 앉았을 뿐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직접 연설 대신 미리 녹화한 연설 영상을 보내고, 각국 대사들만 현장을 지키는 '하이브리드'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화상회의 방식을 도입한 것은 유엔 역사상 처음이다.
유엔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대면 연설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았으나, 그 역시 영상 연설을 선택하면서 물리적으로 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은 한 명도 없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정 여행경보 2∼3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로부터 오는 대표단은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일부 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 유엔 회원국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일반토의 1일차 일정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개막 연설 이후 연설 순서에 따라 각국 대사들이 차례로 자국 정상을 간단히 소개한 뒤 준비한 영상을 트는 식으로 진행됐다.
연설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으나 국가별 참석자가 대부분 1명이어서 그 소리는 어느 때보다 작게 울렸다.
가장 주목받았던 순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순서였다.
연설 시작부터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국제 외교무대로서는 보기 드물게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언어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서다.

회의를 중계하던 유엔 웹TV는 그 순간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장 대사는 불편한 듯 고개를 잠시 옆으로 돌렸다가 다시 정면을 응시하며 다소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후 공개된 화상 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코로나19 사태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고 강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간접 반박했다.
대다수 정상이 15분의 정해진 연설 시간을 꽉 채우거나 넘긴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어진 시간의 절반만 활용했다. 25분 동안 장광설을 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3분의 1도 안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연설자를 소개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아브라함 협정'으로 중동 평화의 새 시대를 열었다"면서 "북한 정상을 만난 첫 대통령으로 포로 귀환을 이끌었고, 이후 북한의 핵실험은 없었다"며 대북 외교의 성과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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