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아프리카 코로나19 대응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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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5 07:07  

[특파원 시선] 아프리카 코로나19 대응 '선방'

[특파원 시선] 아프리카 코로나19 대응 '선방'
남아공 등 강력 봉쇄령 효과…열악한 보건시설 불구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9월 21일부터 봉쇄령 가운데 가장 낮은 1단계에 돌입했다.
아직 주류판매 제한(평일 낮), 야간통금(0∼4시) 등 일부 규제가 남아있지만 외견상 경제적 일상은 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2일 수도 프리토리아 일부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는 경우도 어쩌다 눈에 띄었지만 대체로 대부분 사람이 쇼핑 등을 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록다운의 가장 큰 요소 가운데 하나인 국경폐쇄도 10월 1일부터 항공기 국제선 운항을 선별적으로 재개하면서 상당 부분 풀리게 된다.
남아공 코로나19 신규확진자도 정점인 7월 중순 1만2천명을 웃돌던 것에서 21일 기준 700명대로 뚝 떨어졌다.
남아공은 누적 확진자가 66만여명으로 세계 9위이지만 불과 두 달 전 5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것에 비해 4계단이나 내려왔다.
앞서 남아공 정부가 지난 5월 전문가들과 함께 예측했을 당시 정점 무렵 확진자는 최소 100만명을 넘고 사망자도 4만명을 넘을 것으로 봤지만 그보다는 확연히 적은 수치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선지 지난 16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TV 대국민 담화도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보건직원들의 희생과 국민의 단결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용히 우리가 이룬 성과를 누리자"고 말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전체 확진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남아공이 이룬 성과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느껴진다.
남아공은 국제선 개방에 있어 현재 2차 파동이 일고 있는 유럽 등 고위험국은 제외하겠다고 시사하고 있지만, 다른 모든 아프리카 국가에는 항공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우간다가 6개월 만에 국경을 개방하고 케냐도 반년 만에 일부 스포츠경기를 재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월 14∼20일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만명으로 주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11%), 미주(10%) 등 대부분의 대륙에서 확진자가 전 주 대비 늘어난 반면 아프리카는 전 주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같은 기간 신규 사망자수도 16% 감소했다.
21일 현재 아프리카 누적 확진자는 140만명이 넘고 사망자는 3만4천명 수준이다. 이에 비해 세계 전체는 3천만명이 넘고 사망자는 100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보건시설을 갖춘 아프리카가 이룬 성과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 격이었다.
남아공만 해도 세계 최강 봉쇄령을 시행한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고 그 정도가 대폭 낮춰졌지만, 현재 6개월 가까이 여전히 록다운이 시행 중이다. 남아공은 몇개월 동안 술과 담배 판매도 금지했다.
경제적 타격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1% 감소한 데서 알 수 있듯 막대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정도 대동소이하다.
그래도 탄자니아가 제대로 확진자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일부 국가의 일탈 행위를 빼면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체로 단합해서 코로나19 대응에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게일 스미스 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은 "아프리카는 세계 나머지 지역이 하지 않은 많은 것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의 위대한 스토리는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이 22일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성과와 관련, 신속한 봉쇄령 이외에도 젊은층이 많은 대륙 인구, 바이러스의 뒤늦은 도착 등을 주요 요인으로 들고 있다.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라,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응켄가송 소장은 그러면서 아직 안심할 때가 이르다면서 한 건의 확진자가 새로운 증가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수개월 간 아프리카 인구 13억명의 1%에 해당하는 1천300만건의 검사가 이뤄졌지만, 응켄가송 소장이 보기에 이상적인 것은 매달 1천300만건을 해야 할 정도로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아프리카가 유럽, 미국 등과 같은 2차 파동을 시간차를 두고 겪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등 부국들이 선점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충분한 확보도 중차대한 과제다.
아프리카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백신을 대륙 내에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하기까지 10년 동안 1천200만명이나 사망한 몸서리치는 기억이 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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