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 '조선인 차별 조장' NHK 트윗 사건 조사 요구

입력 2020-09-23 15:05  

민단 '조선인 차별 조장' NHK 트윗 사건 조사 요구
"인종차별철폐조약 위반"…히로시마 법무국에 인권구제 신청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공영방송 NHK가 원폭 피해와 관련한 트위터에서 조선인을 깎아내리는 표현 등을 사용한 사건과 관련해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이 23일 일본 법무 당국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민단 중앙본부 인권옹호위원회 등은 이날 NHK 히로시마(廣島)방송국이 '조선인 놈들' 등의 표현을 원폭 관련 트윗에 사용한 것이 '민족차별을 선동한다'며 이날 히로시마 법무국에 인권구제를 신청했다.
민단 측은 신청서에서 NHK의 트윗이 조선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것이며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과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표현) 억제를 위한 일본 법률인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NHK가 사건의 경위나 재발 방지책에 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을 거론하며 법무국이 조사하고 이번 사건에 관해 NHK에 권고해달라고 요청했다.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1945년에 트윗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당시 중학교 1학년인 소년이 원폭 투하 전후의 상황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이라는 제목의 트위터를 개설하고 올해 3월 연재를 시작했다.
이 트위터는 팔로워가 13만명을 넘는 등 주목을 받았으나 조선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이 올라오면서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어 올해 6월 16일에 '1945년 6월 16일'이라고 가정해서 올린 트윗에서는 "조선인 놈들은 '이 전쟁은 곧 끝난다', '일본은 질 것이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고 소년의 발언을 전했다.

또 "무의식중에 발끈해 분노로 가득한 대꾸를 하려고 했으나 상대는 숫자가 많고 이쪽은 수가 적어 당해 낼 수가 없다. 게다가 상대가 조선이라서 대꾸할 말이 마땅하지 않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고 덧붙였다.
1945년 8월 20일을 가정해 올린 트윗에서는 "조선인이다. 오사카역에서 전승국이 된 조선인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며 "'우리들은 전승국민이다. 패전국은 나가라'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지르면서 초만원 열차의 창문을 있는 대로 깨부순다"고 썼다.
트윗은 재일 조선·한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NHK는 당시 트윗이 피폭자의 수기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며 "전쟁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 보고 들은 것을 충분한 설명 없이 발신한 것이 현대의 시청자 여러분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배려가 불충분했다"고 8월 24일 해명했다.
NHK는 "수기를 제공한 분이 1945년 당시 가지고 있던 생각을 현재도 지니고 있는 것 같은 오해를 낳고 프로젝트에 참가한 고교생 등 관계자 여러분에게 폐를 끼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NHK는 당시 재일 조선인 등에 대한 사과의 뜻은 표명하지 않았고 문제의 트윗은 삭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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