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호날두' 한광성 이적료는 100억원…IT인력 외화벌이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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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9 10:04  

'북한 호날두' 한광성 이적료는 100억원…IT인력 외화벌이도(종합)

'북한 호날두' 한광성 이적료는 100억원…IT인력 외화벌이도(종합)
유엔 대북제재위 패널 중간보고서…4개 분야 외화벌이 지속
송환기한 후에도 중·러·아프리카 등 체류…코로나로 송환 차질
암호화폐 이용해 돈세탁…유엔, 코로나에 신속한 인도주의 지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노동자 해외 파견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가 여러 방면에서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송환 시한 이후에도 축구선수들이 최근까지 해외 리그에서 활약했고, 한 유명 축구선수는 우리 돈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적료까지 기록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과 관련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여전했다.
28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는 이처럼 다양한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과 실태를 소개했다.
보고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와 이에 따른 유엔의 제재 면제 확대 조치도 담겼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자체 조사·평가와 회원국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 이사국들의 승인을 거쳤다.



◇ 군수공업부가 'IT 파견' 지휘…작년 중국서 100만달러 벌어
국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됐다.
앙골라와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인 파견,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 문을 연 해외 식당 운영, 정보기술(IT) 분야 노동자 파견, 축구선수 해외리그 수출 등이다.
특히 IT 인력 파견을 주도하는 것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군수공업부라고 전문가패널이 밝혔다. 이들 IT 노동자는 주로 중국, 러시아, 베트남에 파견돼 수입을 창출했다.
중국 옌지 기술산업개발구의 실버스타라는 회사에 1차로 파견된 북한 IT 노동자 16명은 지난해에만 1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중국에만 4차례에 걸쳐 총 50명에 가까운 IT 인력을 보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50여명이 올해 3월 현재 23만달러의 소득을 올렸다는 한 회원국 정보도 있었다.
북한 의료진은 의료 협력의 형태로 아프리카로 파견되지만, 현지에서 사설 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모잠비크에만 올해 3월 현재 북한 의사 97명이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89명이 내년까지 계약 만료되며, 모잠비크 정부는 오지 의료 서비스를 위해 곧바로 이들을 그만두게 하기 힘들지만 대체 인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건설, 호텔, 무역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북한 파견 근로자들이 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춘의 한 의료 공장에 북한 노동자 500명이 파견돼 올해 3월 현재에도 계속 남아있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유엔 회원국들은 작년 12월22일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본국 송환해야 했지만, 알려진 축구 선수들의 경우처럼 그 이후에도 돌아가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북제재위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송환 의무의 이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마감일인 지난 3월22일까지 제출한 나라는 40여개국에 불과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때문에 160여명을 돌려보내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고, 베트남도 비슷한 사례를 보고했다.
중국은 송환 기한에 맞춰 북한 노동자를 전원 돌려보냈다고 밝혔으나, 보고서 내용의 비공개를 요구했다.
또 북한의 기술자들이 지난해 8월 시리아의 SA-3 지대공 미사일 포대에서 작업을 수행했다는 정보도 한 회원국이 보고했다.

◇ 축구선수 해외진출도 차단…한광성, 카타르서 석달 간 4억원 챙겨



북한 축구선수의 해외리그 진출도 유엔 제재 위반으로, 이에 따라 잘 알려진 선수들의 계약도 전부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보고서에 이름이 적시된 북한 축구선수는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이다.
'북한 호날두'로 불리는 한광성은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여러 구단에서 활약하다 올해 1월 카타르 리그 알두하일로 팀을 옮겼으나, 대북제재 탓에 최근 소속팀에서 방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리그 아레초에서 뛰던 최성혁은 지난 1월 계약 만료 후 팀을 떠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이탈리아 정부의 답변에 따르면 한광성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전 소속팀 유벤투스로부터 연 52만유로(약 7억원)를 받았고, 최성혁은 올해 1월까지 아레초에서 연 2만유로(약 2천700만원)를 벌었다.
최성혁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선 항공편 중단 탓에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탈리아에 머무르는 중이라고 이탈리아 측은 밝혔다.
카타르 리그로 떠난 한광성은 알두하일과 총 431만유로(약 59억원)에 5년 계약을 했으며, 2월부터 4월까지 27만유로(약 3억7천만원)를 지급받은 것으로 전문가패널은 파악했다.
패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유벤투스에서 알두하일로 팀을 옮기면서 발생한 이적료는 700만유로(약 96억원)에 이른다.
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 소속이었던 박광룡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구단 훈련 사진에 등장했으나, 7월 5일 소속팀과의 계약이 만료됐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대북제재 탓에 방출된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박광룡 역시 최성혁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 탓에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 암호화폐로 돈세탁…거래소 사이버공격도 계속
이전 보고서에서 '저위험 고수익' 활동으로 묘사된 북한의 사이버·금융 작전도 멈추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이 합작회사, 해외계정, 위장회사, 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국제 금융체계에 지속해서 접근했다"며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액수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악성 소프트웨어나 소셜미디어(SNS) 침투 등을 통해 가상 자산을 취득한다는 설명이다.
한 회원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북한의 공격이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보다 더 많은 불법 수익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이런 경로로 얻은 가상 자산을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화폐로 환전해 돈세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보안 구멍'과 비상장 거래에 관한 느슨한 보안 규정 등을 악용해 암호화폐를 환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각종 사이버 활동은 정찰총국이 대부분 설계하고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원국 정보에 따르면 6개 안보리 이사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관리 28명이 올해 3월 북한 해커조직 '킴수키'가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스피어피싱 공격 대상이 됐다.



◇ '짝퉁' 3M·듀폰 방역복(?)…제재위, 인도적 지원 신속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고 특별 방역 조처를 하는 바람에 국경을 넘는 모든 인적·물적 교류가 제약됐다.
북한 주민들의 재입국은 물론 외국인의 입국도 대체로 금지된 상황이다.
국제 항공노선은 지금도 100% 차단돼 있다. 해상 운송은 감소하기는 했으나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고, 현재는 재개된 상태다. 철도와 도로 교통도 제한적이지만 조금씩 열리는 추세로 파악됐다.
지난 3월 조선중앙TV에 북한의 방역 작업자들이 미국 기업 3M과 듀폰의 방역복으로 보이는 작업복을 입고 나온 장면도 전문가패널 조사대상이 됐다.
패널의 질의에 양사는 '진품인지 아닌지 확인 불가'라면서 제재 대상 국가로는 수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대북 제재가 인도주의적 지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엿보인다.
전문가패널은 "제재 결의는 민간인에게 나쁜 여파를 미치거나 인도주의 단체들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제재 조치들이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며 코로나19가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평했다.
이에 따라 대북제재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인도주의적 면제 요청에 대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했고, 면제 기간 연장에 관해서도 융통성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그동안 6개월 주어지던 면제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고, 1주일가량 걸리던 면제 요청 처리 기간도 이틀 정도로 줄였다고 한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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