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는 장마, 후반기는 코로나…3분기 반등 물거품

입력 2020-09-27 06:01   수정 2020-09-27 10:32

전반기는 장마, 후반기는 코로나…3분기 반등 물거품
소비 등 주요 지표 예상보다 악화…추석 후 재확산이 변수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곽민서 기자 = 'V자 반등' 기대까지 나오던 3분기(7∼9월) 한국 경제에 전반기 역대 최장기간 장마, 후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덮치면서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27일 정부와 경제 전문가 등에 따르면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던 각종 경제 관련 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성장은 기정사실이 됐다. 국내외 기관들이 -1% 안팎의 성장률을 점치는 가운데 추석 이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장마·코로나에 내수 직격탄…수출 개선됐지만 'V자 반등' 힘들어
3분기가 시작된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2분기 후반부터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로 소비를 비롯한 내수가 살아났고 수출도 회복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더해지면 3분기부터 경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마·집중호우와 코로나19 재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중부 기준으로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역대 최장인 54일간 이어진 장마가 전반기를 덮쳤고,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후반기가 시작된 8월 16일부터는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적 상향이 이어졌다.
살아나던 소비와 내수가 장마와 거리두기 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6.0% 줄어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5월(2.4%), 6월(2.2%)보다 줄었다.
코로나19 재확산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 이달 말 발표되는 8월 관련 지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 속보치를 보면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 음식점 카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급감했고 지하철 이용객과 철도 이용률도 각각 41.4%, 50.6% 하락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한 9월 14일 이후에는 소비 속보치가 일부 회복됐으나 애초 기대한 9월 치 소비 반등 달성과는 이미 한참 멀어진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국내 상황보다 해외 상황에 더 영향을 받는 수출은 개선 조짐을 보였다. 7월(-7.1%), 8월(-9.9%)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하긴 했으나 4월(-25.6%), 5월(-23.8%), 6월(-10.8%)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한 자릿수로 줄었다.
9월 1∼2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상황이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1.3%), 2분기(-3.2%)의 마이너스(-) 행진을 끊고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2분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탓에 기저효과가 있고 수출이 개선세를 보인다는 게 그 근거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큰 소비도 국민들의 '학습효과'에 따라 첫 확산 때보다 큰 폭으로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3분기 GDP 성장률이 플러스를 보이더라도 그 폭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2∼3% 오를 것이라는 희망에 바탕을 두고 있던 'V자 반등론'은 이미 물거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주요 기관 연간 -1% 안팎 성장 전망…추석 재확산 땐 -3%대
3분기 상황 악화에 따라 연간 성장률도 '빨간 불'이 켜졌다.
주요 기관은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0.2%를 전망했으나 8월 -1.3%로 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월 0.2% 전망에서 이달 -1.1% 역성장 전망으로 선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월 -0.8%를 제시했으나 이달 -1.0%로 낮췄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6월 -0.9%로 내놓은 전망치를 이달 -1.0%로 하향했다.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상향한 기관도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기존 -1.5%였던 전망치를 이달 -0.9%로 올렸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국내 증권사들은 KB증권 -1.3%, 하나금융투자 -1.5%, NH투자증권[005940] -1.0%, DB금융투자[016610] -1.6%, 대신증권[003540] -1.5% 등 일제히 역성장을 점치고 있다.
지난 6월 내놓은 0.1% 성장률 전망을 수정하지 않은 기획재정부를 제외하고는 국내외 대부분의 기관이 올해 한국 경제가 -1.0% 안팎의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전망치를 조정하지 않은 정부도 내부적으로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그 폭을 최소화해 -1.0%보다는 성장률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변수는 올해 남은 기간, 특히 추석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다.
한은은 지난달 -1.3% 성장률 전망을 발표하면서 거리두기 2단계가 연말까지 계속되는 경우의 '비관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비관 시나리오' 때는 성장률이 -2.2%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코로나19가 또 확산하면 한은의 '비관 시나리오' 전망도 낙관적인 수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개선세와 수입 상황, 2분기 기저효과 등에 따라 3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올라갈 경우 연간 성장률이 -1.0% 안으로 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만약 추석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있을 경우 -2.0∼-3.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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