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첫 흑인 여성 동상은 '노예제 재확산' 막은 설리티드

입력 2020-09-27 07:01  

파리 첫 흑인 여성 동상은 '노예제 재확산' 막은 설리티드
19세기 초 카리브해 과들루프섬에서 저항하다 교수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 파리 공공장소에 처음으로 노예제 철폐를 위해 싸운 흑인 여성의 동상이 들어선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이날 설리티드(Solitude)의 이름을 딴 공원의 문을 열면서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알렸다.
설리티드는 19세기 초 카리브해 지역 프랑스 영토인 과들루프(Guadeloupe) 섬에서 노예제 반대를 주장하다가 목숨을 잃은 여성이다.
프랑스는 1794년 노예제를 철폐했다. 그러나 당시 나폴레옹의 군대가 1802년 과들루프에 보내진 뒤 노예제 관습이 다시 살아났다.
이에 과들루프에서 노예 출신 많은 흑인 여성들이 들고 일어났고, 설리티드도 그중 한명이었다.
그녀는 흑인 노예였던 여성과 프랑스 선원 출신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부에서는 백인 아버지가 흑인 어머니를 성폭행해 태어난 것이 설리티드라고 전했다.
설리티드는 노예제 반대 운동을 하다가 결국 체포됐고, 배 속의 아기를 출산한 지 하루만인 1802년 11월 29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는 공원을 그녀에게 헌정함으로써 노예제에 저항한 과들루프인인 설리티드를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리 공공장소에서는 처음으로 흑인 여성인 그녀의 동상을 세움으로써 그녀의 싸움을 절대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영토를 담당하는 파리의 자크 마르시알 부시장은 "설리티드는 공화국 가치의 수호자이자 헌신적인 여성"이라며 "모두의 자유와 노예제 재확산을 막기 위해 싸웠다"고 평가했다.
올해 미국에서 시작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프랑스 내 인종차별 및 경찰 폭력 규탄 집회로 이어지면서 과거 식민지 시대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다.
반 인종차별 활동가들은 지난 7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 나폴레옹 황제의 부인인 조지핀 황후의 동상을 끌어 내리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과거 노예제나 인종차별 전력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에 "우리 역사와 기억을 함께 투명하게 들여다보겠다"며 이를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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