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조사국, 'SK 제재' LG에 찬성…양사 공방 계속(종합2보)

입력 2020-09-27 14:16   수정 2020-09-27 16:17

ITC조사국, 'SK 제재' LG에 찬성…양사 공방 계속(종합2보)
ITC조사국 "SK이노, 제출 의무 소홀…증거 인멸 의문들게 해" 지적
LG "조사국 판단 환영"…SK "자사 입장 반영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이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 특허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며 제재해달라는 LG화학의 요청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두 회사가 벌이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이 유리한 위치를 점한 채 최종 판결을 앞둔 가운데, 특허침해 소송에서 조사국의 의견이 나오면서 교착 상태인 양측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 ITC에 따르면 불공정수입조사국(OUII·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은 SK이노베이션을 제재해야 한다는 LG화학의 요청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을 주장하며 ITC에 제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사 배터리 특허 기술(994 특허)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고, LG화학은 994 특허의 선행 기술(A7)을 보유하고 있어 SK의 특허는 신규성이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공개된 의견서에 따르면 OUII는 LG화학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과 SK이노베이션의 고의성 등을 두루 인정하면서 LG화학이 신청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OUII는 LG화학이 주장하는 '발명자 부적격·특허 무효 주장'과 관련해 제출 의무가 있는 문서를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하는 데 소홀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OUII는 "ITC 판사가 제출하라고 명령한 문서를 SK이노베이션이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가 이후 포렌식에 따라 해당 문서가 발견됐다"며 "이는 증거개시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전사 차원에서 LG화학 정보가 담긴 문서를 삭제했을 것이라는 본질적 의문이 들게 한다"며 "SK이노베이션은 문서제출 명령에 더 성실하게 임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OUII는 LG화학이 포렌식 과정에서 취득한 SK이노베이션의 내부 정보를 무단으로 반출했다는 SK이노베이션 주장과 관련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LG화학에 대해 포렌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OUII의 의견서가 공개된 이후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공방을 이어갔다.
LG화학은 "OUII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ITC의 최종 결정 때까지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994 특허는 자체 개발 기술이며, 증거인멸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확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을 통해 "LG화학의 제재 요청에 대한 반박 의견을 지난 11일 제출했는데 OUII도 같은 날 의견서를 냈다"며 "이에 따라 OUII가 자사의 반박 의견은 살펴보지 못하고 LG화학의 주장만 토대로 의견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삭제됐다고 주장하는 문서들은 정상 보존 중이며 그나마도 특허 침해 소송과 무관하다"며 "OUII가 자사의 반박 의견서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의견서의 방향은 당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울러 OUII가 자사가 요청한 LG화학에 대한 포렌식을 지지했다며 "LG화학의 중요 기술 유출 정황이 확인된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LG화학은 다시 "OUII는 비밀보호명령 등 중요 위반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는 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하고 양사 다툼이 있는 포렌식 과정의 프로토콜 위반과 관련해서만 조사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당사의 포렌식 과정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SK의 기술 유출 주장은 중대한 법적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OUII가 LG화학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ITC 재판부가 OUII의 의견을 수용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어 특허 침해 소송에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했다는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OUII가 찬성했고, 재판부가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리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은 다음 달 5일 나올 예정이었다가 26일로 3주 연기한다고 ITC가 전날 발표했다.
LG화학이 부제소 합의를 깼다며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최근 LG화학이 승소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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