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싫어요"…코로나에 일터로 내몰린 세계 어린이들

입력 2020-09-28 17:17  

"너무 싫어요"…코로나에 일터로 내몰린 세계 어린이들
취학 아동들, 학교 문 닫자 담배 생산·채굴 현장으로
"아동 권리와 관련해 이룩한 성과 모두 물거품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최근 인도 툼쿠르 지역 외곽에서는 최소 6살, 가장 많게는 14살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포댓자루를 들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풍경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도 내 학교들이 지난 3월부터 문을 닫고, 생활은 점점 곤궁해지자 되팔 수 있는 플라스틱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내보내진 것이다.
장갑이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몇 시간에 걸쳐 플라스틱을 찾아내지만 손에 쥐는 돈은 단 몇백원에 불과하다.
학교에 다닐 적엔 성적이 우수해 선생님으로부터 칭찬받던 라훌(11)군은 "이 상황이 너무 싫다"고 토로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교령을 내린 가운데 온라인 수업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이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학생 중 4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4억6천300만여명이 열악한 인터넷 환경과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원격 수업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임금 노동에 투입되기 쉬운 어린이들은 불법적이거나 열악한 돈벌이 현장으로 보내진다.
특히 인도 현행법은 14살 미만 어린이가 가업 등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노동 현장에 투입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NYT는 인도 내 교사, 학부모, 일자리 중개인 등 5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수많은 취학 아동이 담배를 생산하거나 홍등가에서 음료 서빙 등을 도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케냐의 10대 청소년들은 학교가 아닌 채굴 현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인도네시아의 어린 학생들은 길에서 페인트칠하거나 구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설리나(14)양은 두 동생과 함께 양동이를 들고 길거리에 나앉아야만 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지 못해 책을 읽고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리나양은 "내겐 선택권이 없다. 집은 가난하고,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아동의 교육 수준 개선과 보건 증진을 위해 그간 쏟아부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강제 결혼과 인신매매도 잇따르는 추세다.
우간다 일부 지역에서는 봉쇄 기간에 임신한 10대 여성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전문가들은 한번 노동 현장에 투입된 어린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니세프 한 관계자는 "아동의 권리와 관련해 이룩한 모든 성과물이 특히 인도와 같은 국가에서 다시 퇴보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힘을 믿는 지도자들이라면 학교와 교육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u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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