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조국 벨라루스 떠나 독일로(종합)

입력 2020-09-29 17:00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조국 벨라루스 떠나 독일로(종합)
"해외 도피 아냐, 수상 등 개인 일정 때문…곧 귀국일 잡을 것"
정권교체 추진 야권단체 임원 활동…야권 대선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 만나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유아 기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대선 불복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야권 인사 중 1명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2)가 독일로 가기 위해 벨라루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AFP, dpa·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 국영 항공사 벨아비아가 운항하는 비행기를 타고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
그의 대변인은 현지 독립 뉴스 포털사이트 '툿바이'(tut.by)를 통해 "알렉시예비치는 스웨덴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각각 열리는 도서 전시회 및 시상식에 참가할 예정"이라면서 정부의 탄압을 피해 완전히 조국을 떠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변인은 알렉시예비치의 출국과 그녀가 간부회 임원으로 있는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에 대한 당국의 수사 간 연계 여부를 묻는 말에 "당연히 아니다. 개인적 용무와 문학 관련 일로 떠났다. 건강 때문에 오랫동안 출국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라루스 내 상황과 알렉시예비치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귀국 시기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시예비치의 친구들도 "그녀가 예정된 치료를 받기 위해 독일로 갔으며 한달 뒤 돌아올 것"이라면서 "귀국 후에도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은 그녀가 신변 안전 위협 때문에 출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렉시예비치가 독일 어느 지역에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 당국이 정권 찬탈을 도모하는 불법 단체로 규정한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을 맡아왔다.


야권 대선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8)의 제안으로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해 구성된 조정위원회의 간부 7명 중 5명이 정권 찬탈 혐의를 뒤집어쓰고 당국에 체포되거나 해외로 도피하면서 현재 알렉시예비치와 다른 1명 등 2명만 자유의 몸으로 벨라루스에 남아있는 상태다.
현지 인권운동단체 가운데 하나인 '민스크트랙터공장 파업위원회' 위원으로 역시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으로 있는 세르게이 딜렙스키는 앞서 두 차례나 행정법 위반 혐의로 구금된 뒤 지난 18일 풀려났다.
변호사 출신으로 구금 중인 간부회 임원 막심 즈낙은 국가안보위해 혐의로 체포돼 구치소에서 열흘 동안 단식 투쟁을 벌이다 이날에야 중단했다.
알렉시예비치는 고령인 데다 지병이 있어 위원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반정부 운동의 상징적 인사로서 역할이 컸다.
지난달 말 알렉시예비치는 조정위원회의 간부라는 이유로 민스크의 수사위원회에 출석해 약 40분간 조사받기도 했다.
26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부정 의혹에 대한 야권의 저항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23일 6기 취임을 강행했다.
이에 미국, 독일, 영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은 루카셴코를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선에서 루카셴코에 맞섰던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29일 도피지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났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과 벨라루스 대선 재실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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