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허백련 장손' 허달재의 한국茶 '중국 도전기'

입력 2020-10-01 07:33  

[차이나통통]'허백련 장손' 허달재의 한국茶 '중국 도전기'
작품집 가미한 '춘설차' 패키지로 중국 고급 차시장 공략
허달재 "한국 예술가 집안 3대째 재배 명품차 통할겁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우리 집안은 문인화뿐만 아니라 차 재배로도 유명해요. 3대째 재배한 명품 차는 반드시 중국에서도 통할 거예요."
우리나라 남종화단 대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장손이자 제자인 한국화가 허달재(69) 화백이 명품 한국 차(茶)로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며 한 말이다.
중국은 보이차 등 12대 명차를 보유한 명실공히 세계 최대 차 대국이다. 이런 중국 시장을 뚫겠다고 나선 허달재 화백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의 이런 자신감에는 한중 수교 당시부터 지인들과 교류하고 중국미술관, 상하이 미술관 등에서 중국 순회전을 하면서 한국 차 또한 우수하다는 걸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허달재 화백이 최근 중국 시장에 선보인 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삼애다원의 '춘설차'(春雪茶)로 광주광역시 무등산 청정지역에서 자연 재배로 만들어낸 '명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다원은 1천400여년 전 통일신라 때부터 차 나무를 가꿔온 곳으로 차를 덖고 말리는 과정을 아홉번 반복한 뒤에야 비로소 춘설차가 탄생한다. 서너번 우려내도 같은 맛과 향을 유지한다.

광주광역시 지역특산품, 광주 전통식품 1호,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공식 지정 녹차로 지정됐을 정도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원으로 춘설차 수출을 위한 통관 절차를 마쳤고 춘설차 패키지에 허달재 작가의 작품집을 넣어 명품 차 느낌을 한층 높였다.
한국의 유명 예술가 집안이 대대로 만든 명품 차라는 게 허 화백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이미 이런 방식의 접근은 중국에서 호응을 업어 중국 내 건강식품을 파는 춘보에서 입도선매하기도 했다.
3대째 춘설차를 만들어 왔다는 허 화백은 "할아버님 밑에서 차를 배웠으며 그림 다음으로 차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국의 예술가들과 만나 차를 마시면서 자연스레 중국과 한국의 차를 모두 알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차 강국' 중국에서 한국 차가 통할 수 있겠냐는 의문에 "차는 기호식품이라 추구하는 게 각각 틀려요. 술을 마시는 사람이 온갖 나라의 술에 관심을 갖는 거와 같아요"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사람들도 한국에 차가 있냐면서 특히 그 맛을 궁금해하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우리 차를 만들면 중국인 지인들에게 선물해오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허달재 화백은 한국 차만의 경쟁력에 대해 "중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삼한사온이 뚜렷한 지역은 많지 않죠. 한국 차를 마셔본 중국인들은 부드럽고 은은하면서도 향도 더 강한 거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자랑했다.
그런데도 중국 차 문화가 일상화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차를 대중화하기는 쉽지 않다.

허 화백도 이 점은 인정한다. 대신 한정된 소량만 고급화해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한국 명품 차의 몸값을 높일 계획이다.
그는 "내년에는 500통, 1천통 정도로 수량을 제한해서 중국에 수출해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보려고 해요. 중국인들은 한국 다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이 부분도 진출을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유명한 남종문인화 대가인 허달재 화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중국에서 전시회가 취소된 점도 아쉬워했다.
허 화백은 뉴욕, 베이징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중국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한국인 가운데 중국 상하이 미술관, 선전 미술관, 중국 미술관, 베이징 화원 등 4대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한 예술가는 허 화백이 유일하다.
허 화백은 "중국에서 수십년간 개인전 등을 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취소돼 정말 아쉬워요. 내년에 상황이 좋아지면 중국에 다시 와서 한국 차도 소개하고 전시회도 할 생각이에요"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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