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전서 퇴장 伊토티, 19세 소녀 코마서 깨운 선행 화제

입력 2020-09-29 20:35  

월드컵 한국전서 퇴장 伊토티, 19세 소녀 코마서 깨운 선행 화제
토티의 육성 응원에 9개월만에 혼수상태 벗어나
병원서 재활 중인 소녀 찾아 직접 만나기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이탈리아 간 16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려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퇴장당한 프란체스코 토티(44).
현역에서 은퇴한 뒤 축구 컨설턴트로 변신한 그가 교통사고로 장기간 혼수상태(코마)에 빠진 19세 소녀를 깨어나게 한 미담으로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2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라치오 여자축구팀 선수인 일레니아 마틸리(19)는 작년 12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동승자인 친구가 숨지고 마틸리도 큰 부상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다.
의료진은 그의 의식이 돌아오게 하려고 갖은 의학적 방법을 동원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이에 마틸리의 친구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토티의 목소리로 자극을 줘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가 이탈리아 축구 '레전드' 토티의 열혈팬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친구들은 지인을 통해 토티에게 육성 응원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고 흔쾌히 이를 수락한 토티는 "포기하지 마. 우리 모두 너와 함께 할 거야"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녹음해 보냈다.



이후 마틸리의 가족은 그에게 토티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들려줬다. 그 효과였을까. 마틸리가 의식을 조금씩 되찾더니 지난주 끝내 코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는 깨어난 뒤 첫 소원으로 토티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 소식을 접한 토티는 28일 로마 제멜리병원을 찾아 재활 치료 중인 마틸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1시간가량 만난 토티는 취재진에 "우리는 서로 껴안았고 마틸리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이번 만남은 매우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퇴원하면 마틸리의 집을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소개했다.
마틸리는 여전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제스처나 필담으로 의사를 표현했다고 토티는 전했다.
마틸리가 9개월의 코마 상태를 극적으로 벗어난 데 대해 의료진은 그가 좋아하는 토티의 목소리를 활용한 '감각 자극 치료법'이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멜리병원의 신경과 교수인 루카 파두아는 "토티도 이렇게 극적인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의 작은 행동이 해피 엔딩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토티는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명문 구단인 AS로마에서 1992년부터 25년간 선수 생활을 하고서 2017년 은퇴했다. 이후 한동안 AS로마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다 최근 축구 컨설턴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한일 월드컵에서 등 번호 10번을 달고 뛰어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한국과의 16강전을 앞두고 가진 프레스 미팅에서 한골이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다소 '오만한' 발언을 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은 토티가 퇴장한 상황에서 안정환의 극적인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2대 1로 꺾고 사상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토티는 4년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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