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아제르바이잔 요청하면 필요한 지원할 것"…군사지원 시사(종합)

입력 2020-10-01 00:21  

터키 "아제르바이잔 요청하면 필요한 지원할 것"…군사지원 시사(종합)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서 나흘째 교전
아제르 "아르메니아군 무조건 철수해야" vs 아르메니아 "평화협상 시기상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남캅카스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30일(현지시간) 앙숙 관계인 옛 소련 국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나흘째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해왔다. 튀르크어를 사용하는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은 국민 간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서로를 형제국가로 여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요청이 있으면 터키가 군사지원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요청하면 '필요한 것'을 할 것"이라고 군사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 27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의 개전 이후 터키가 시리아 용병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내 전투에 투입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8일 "터키는 모든 자원과 마음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차우쇼을루 장관의 발언은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간 전투가 격화할 경우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에 본격적인 군사지원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이날 전투 부상자들과 면담하면서 "아르메니아군은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으로 우리의 땅에서 떠나야 한다"면서 "아르메니아 정부가 이 조건을 이행하면 전투는 중단되고 피가 멎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 전투는 역사적 정의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의 역사적 영토"라고 강조했다.
반면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가 중재하는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협상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파쉬냔 총리는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적대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간 정상회담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파쉬냔 총리와의 통화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해당 지역에서 전투행위가 계속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푸틴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전투를 중단하고 위기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파쉬냔은 30일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사태를 논의했다고 아르메니아 총리실이 전했다.
파쉬냔 총리는 로하니 대통령에게 터키가 군사행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알렸으며,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군사적 긴장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총리실은 소개했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는 국제사회의 자제 호소를 무시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에서 1994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을 나흘째 계속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측은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도시 마르타케르트에서 아제르바이잔 측의 공격으로 3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자체 웹사이트에 터키 전투기에 의해 전날 격추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자국 수호이(Su)-25 전투기 잔해 사진을 올리며 터키 측의 전투 개입을 비난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그러나 아르메니아 측 주장을 반박하며 아르메니아 Su-25 전투기 2대가 스스로 추락해 산에 충돌하면서 파괴됐다고 반박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 27일부터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옛 아제르바이잔 영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교전을 벌이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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