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 주총리 "집단 성폭행·살인범 교수형에 처해야"

입력 2020-10-03 12:11  

인도 델리 주총리 "집단 성폭행·살인범 교수형에 처해야"
최하층민 소녀 잔인하게 희생되자 2일 직접 시위 참여
"성폭행 없었다"는 주경찰 발표에 민심 더 격앙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최하층민 여성이 집단 강간과 폭행으로 잇따라 숨지면서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델리 주총리가 직접 시위에 참여해 관련 범인들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는 전날 밤 뉴델리 시내에서 열린 시위에서 "범인들을 최대한 빨리 교수형에 처할 것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국민이 범인들에게 엄벌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런 범죄를 저지를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하트라스 지구에서는 최하층 달리트 소속 19세 소녀가 상층 카스트 남성 4명에게 집단 강간·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29일 숨졌다.
피해 소녀는 혀가 잘리고, 척추를 다쳐 신체가 마비되는 등 '고문' 수준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달리트는 힌두 카스트 체계의 최하위 계층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등 전통적인 카스트 분류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핍박받는 이들이다.
인도는 헌법을 통해 카스트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인도 사회에는 아직도 카스트 관련 폐해가 뿌리 깊게 남은 상태다.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지난달 29일에도 또 다른 달리트 여성이 남성 두 명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한 끝에 숨진 일이 발생했다.

끔찍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인도에서는 성폭력 근절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라 벌어졌다.
온라인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이름을 딴 '하트라스진실공개'(HathrasTruthExposed), '하트라스공포'(HathrasHorror) 등의 해시태그까지 생겼다.
이 와중에 우타르프라데시 주경찰이 1일 하트라스 사건과 관련해 애초 발표를 뒤집고 "포렌식 수사 결과 피해자는 성폭행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자 민심은 더욱 끓어 올랐다.
2일 뉴델리 시위에서는 주총리는 물론 야당 지지자, 사회운동가, 일반 여성, 발리우드 스타 등도 가세했다.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지도자인 프리양카 간디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타르프라데시 주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우타르프라데시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장악하고 있으며, 뉴델리는 지역 정당 보통사람당(AAP)이 집권 중이다.

인도에서는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살해 사건' 발생 후 성폭력 근절 목소리가 커지고 처벌도 강화됐지만, 관련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2018년 경찰에 집계된 성폭행 사건은 3만3천977건에 달한다. 15분마다 한 번꼴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셈인데 신고되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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