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대수술에 일선 지자체 '어떻게 해야 해요?' 혼선

입력 2020-10-05 05:01  

등록임대 대수술에 일선 지자체 '어떻게 해야 해요?' 혼선
민주당 박상혁 의원 국토부-서울시 문건 공개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등록임대 주택 중 단기임대 등 일부 유형을 폐지하고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에 대한 대수술을 벌였지만 정책 내용이 일선 지자체로 제대로 전파되지 않아 적잖은 혼선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워낙 복잡한 측면도 있지만 내용이 너무 자주 바뀌어 지자체에선 민원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등록임대 주택 제도 운용과 관련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정부가 7·10 대책을 통해 단기임대 등 일부 유형의 폐지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7천434채의 폐지 유형 주택이 신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7·10 대책에서 단기임대와 아파트 매입 장기임대를 폐지하면서 단기임대의 장기 전환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8월 18일 이런 내용을 반영해 개정된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이 시행됐다.
8월 18일 이후에는 아예 이들 유형이 등록되지 않지만 그 전에는 등록 자체는 가능했다.
이렇게 7천400채 이상 등록이 이뤄지거나 유형이 전환된 것은 인터넷 등록임대 사이트인 '렌트홈'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구청에서도 제도 변경 내용을 잘 몰라 등록을 받아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7·10 대책 이후 등록한 임대주택에는 아무런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집주인이 임대 등록을 통해 얻는 실익이 전혀 없다.
이에 국토부는 8~9월 5차례에 걸쳐 지자체에 이들 등록임대에는 세제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내하고 자진철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이들 등록임대에 들어간 신규 세입자다.
등록임대 주택이 말소되면 장기 등록임대인 줄 알고 들어간 세입자들은 약속받은 임대기간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
7천434채 중 단기에서 장기로 유형이 전환된 것은 5천226채, 아파트 장기임대로 신규 등록된 것은 621채다. 나머지 1천586채는 4년 단기임대로 등록됐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어차피 지금도 법규상 임대 등록을 한달 안에 자진철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올 12월부터는 등록임대 자진철회를 할 때 세입자 동의를 받도록 제도가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막 들어간 등록임대의 말소를 앞둔 세입자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일선 지자체가 바뀐 등록임대 제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 혼선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례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국토부 간 교환된 다른 공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서울시는 개정된 민특법이 시행된 지 이틀이 지난 8월 20일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제도 변경 내용을 묻는 29개 항목에 걸친 긴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개정된 법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처리 지침이 없어 자치구 일선 담당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이에 따른 민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구청으로부터 받은 질의 내용을 정리해 보냈다.
그러면서 문건에 '국토부 담당자에게 물어보려 해도 유선 통화 등 연락이 어렵다'라고 적기도 했다. 중앙 정부의 제도 변경 관련 지침 하달이 없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 데 대한 지자체의 고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울시가 질의한 29개 항목은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 관련 내용이 13개로 가장 많았고 이 외에 등록말소, 임대주택 세제 혜택, 임대차 3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의가 나왔다.


보증 가입을 위한 집 감정평가를 공시가격이나 KB 시세로 대체 가능한지, 신탁회사는 보증 가입이 불가능한지, 등록임대 자동말소 후 고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시형생활주택이면서 5층 이상인 건물은 아파트형으로 간주돼 등록이 되지 않는지 등등 질문이 쏟아졌다.
이후 국토부는 한 달여 뒤 답변 자료를 만들어 서울시에 주면서 이를 전국의 일선 지자체에도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국토부 해석 자료를 받아서 업무에 참고하고 있지만 워낙 제도가 많이 바뀌고 사례가 다양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애매한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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