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프리카 '코로나 전사' 응켄가송 "한국 지원에 정말 감사"

입력 2020-10-06 06:00   수정 2020-10-06 09:18

[인터뷰] 아프리카 '코로나 전사' 응켄가송 "한국 지원에 정말 감사"
'아프리카 선방' 주역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 연합뉴스 단독 화상 인터뷰
"코로나19 상대적으로 늦어 대처에 도움…고통스럽지만 공격적으로 대응"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도와준 방역 모범국 한국의 지원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아프리카의 코로나19 전사로 현지 언론이 칭찬하는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프리카 CDC는 에볼라와 같은 보건분야 긴급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7년 설립된 아프리카 범대륙적 차원의 공공보건 기관이다.
아프리카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150만명이고 사망자는 3만6천여명으로 세계 보건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응켄가송 소장은 지난달 23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아프리카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잘 조율한 공로로 '글로벌 골키퍼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날 한국언론 중 연합뉴스와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마스크, 진단키트 지원 등에 거듭 사의를 표하며 한국의 경험을 앞으로도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아프리카의 주도적 대응을 강조하며 협력을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응켄가송 소장과 일문일답.

-- 아프리카 선방의 비결은.
▲ 아프리카는 아직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숲에서 다 빠져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같은 성과를 거둔 데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코로나19가 상대적으로 늦게 아프리카에 도착해 중국, 유럽, 미국 등의 대처를 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 우리의 발 빠른 대응이 주효했다. 이집트에서 첫 확진자가 2월 14일 나왔는데 그달 22일 즉각 아프리카연합(AU) 각료급 회의를 갖고 대륙 차원의 계획과 전략을 세웠다. 각국도 확진자가 불과 한두명 나오는 상황에서 국경봉쇄 등 고통스럽지만 공격적인 대응을 했다.
대륙 내 가장 큰 발병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도 록다운(도시봉쇄)이 단연코 도움이 됐다고 본다. 백신과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대륙 지도자들이 단합된 메시지를 내 검사와 마스크 쓰기 등 공중위생 조치를 지속했다. 세 번째로 아프리카 인구의 70%가 30대 이하라는 인구학적 구성비도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률 등에) 도움을 줬다.

-- 일각에선 사망자 발생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있다.
▲ 아프리카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는데 축소해서 보고할 수는 없다. 우리는 문화인류학적으로도 커뮤니티가 죽음을 중시하기 때문에 만약 코로나19로 인한 집단매장이 있었다면 숨길 수 없다.

-- 한국의 아프리카 지원은 어떤 도움이 됐나.
▲ 한국이 역내 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에 마스크 200만장을 지원해 28개국이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130만달러(약 15억원) 상당의 항원(antigene) 신속 진단키트 지원은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대응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항원 검사키트는 니제르 등 추가로 6개국에 지원될 예정이다.) 한국의 지원은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2차 파동 대응을 평가한다면.
▲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마스크 계속 쓰기는 우리에게도 좋은 본보기다. 공세적 검사와 강한 감시 체제도 그렇다. 한국은 코로나19 최고 대응국가 중 하나로 우리가 계속 배울 나라이다. 한국이 1차 파동 때 역량을 잘 보여준 만큼 2차 파동도 덜 걱정된다.

-- 미국과 중국이 3년 전 아프리카 CDC 설립에 도움을 줬으나 지금은 미중 사이가 안 좋다. 이에 대한 입장은.
▲ 좋은 질문이다. 아프리카 CDC는 AU 55개국의 비전과 지혜 등 아프리카 주도로 설립됐다. 우리는 파트너십을 환영한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영국·노르웨이 기관 외에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등 광범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 미국·중국도 그중의 하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프리카 CDC는 대륙 자체의 것이라는 점이다.

-- 아프리카 CDC의 전체 직원은 얼마이고 대륙 공동 보건물자 조달은 성과가 있나.
▲ 전체 직원은 본부와 지역센터 5곳 등에 150명 이상이 있다. AU에서 출범한 아프리카의료공급플랫폼(AMSP)은 방역물자 공동구매에 도움을 주고 있다.

-- 향후 과제는.
▲ 코로나19가 준 교훈은 세계가 생각보다 더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1월 발병해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가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또 세계의 불평등을 노출했다. 아프리카에서 대응을 잘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고 한국도 잘하는 게 중요하다. 백신 개발과 관련 의약품 제조, 열악한 보건 시설 확충에 힘을 보태 달라. 이 자리를 빌려 한국 정부의 간염 대응 지원에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줌을 이용해 40분 가까이 이뤄진 이번 화상 인터뷰에선 아프리카 CDC 본부가 있는 에티오피아의 한국대사관(대사 임훈민) 명은지 참사관이 통역에 큰 도움을 줬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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