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우리은하 최대비밀' 파헤친 과학자들에 노벨물리학상

입력 2020-10-06 21:00  

'블랙홀과 우리은하 최대비밀' 파헤친 과학자들에 노벨물리학상
펜로즈 교수, 일반상대성 이론 토대로 블랙홀 모습·형성과정 수학적으로 기술
겐첼·게즈 교수, 우리은하 중심부 태양 400만배 질량 초대형 블랙홀 발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정윤주 기자 =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블랙홀의 모습과 형성 과정을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우리은하 중심부에 태양 질량 400만배나 되는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우주에서 가장 신기한 현상 중 하나인 블랙홀 연구에 기여한 영국의 로저 펜로즈(89), 독일 라인하르트 겐첼(68), 미국 앤드리아 게즈(55) 등 3명의 과학자를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수상 업적은 아인슈타인이 1915년 내놓은 일반상대성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펜로즈 교수는 1965년 발표한 논문에서 일반상대성 이론이 사실이라면 블랙홀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독창적인 수학적 기법으로 증명해냈다.
블랙홀은 빛을 포함해 일정 영역 안으로 접근하는 모든 것을 흡수하고, 중심부에는 현재 알려진 모든 자연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이점(singularity)이 존재하는 초거대 질량의 천체로, 아인슈타인 본인조차 실제 존재할 것으로 믿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블랙홀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펜로즈 교수의 업적은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이후 이 이론이 확고하게 자리 잡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책임연구원은 "펜로즈 교수는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블랙홀 중심부의 특이점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공동 수상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하르트 겐첼 교수와 앤드리아 게즈 교수는 이런 블랙홀이 실제로 우리은하 중심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1990년대 초부터 유럽남천문대(ESO)의 천체망원경 등을 이용해 우리은하의 중심방향인 궁수자리 A(Sagittarius A) 주변 별들을 적외선으로 관측, 우리은하 중심부에 질량이 태양의 400만배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은하 중심 주변 별들을 공전 등으로 관찰한 결과 실제 가시광선 등으로 관측되지는 않지만, 중심부에 거대한 질량의 천체가 있어야만 설명이 되는 움직임이 관측됐으며, 이런 움직임은 바로 일반상대성 이론과 펜로즈 교수의 설명과 일치하는 블랙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손 연구원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것이) 블랙홀이 아닌 다른 물체라고 하면 지금 관측되는 공전운동 속도나 궤도보다 별들의 공전운동 주기가 훨씬 길고 훨씬 바깥쪽에서 관측돼야 한다"며 "지금 관측 결과는 블랙홀 외에는 설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 업적의 절반은 펜로즈 교수에게, 나머지 절반은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에게 4분의 1씩 돌아갔다.
올해 수상자들이 밝혀낸 블랙홀은 현재 인류가 사는 우주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설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블랙홀은 여전히 인류에게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손 연구원은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현상들을 만들어낸다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궁극적으로 우주를 설명하는 옳은 방법이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뉴턴의 중력 이론보다 자연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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