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권력형 부패수사 끝내야" 발언으로 비난 자초

입력 2020-10-09 06:05  

브라질 대통령 "권력형 부패수사 끝내야" 발언으로 비난 자초
검사들 "부패척결 의지 부족" 반발…모루 전 장관 2022년 대선출마 견제 해석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라는 이름으로 7년째 계속되는 권력형 부패 수사를 끝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자초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현 정부에는 부패가 없기 때문에 부패 수사를 그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는 더는 부패가 없기 때문에 '라바 자투'를 끝내야 한다"면서 "이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부패 수사에 참여해온 검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검사들은 "대통령이 부패 척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부패 수사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라바 자투'는 고질적인 부패를 없애기 위해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벌이는 수사"라면서 시민사회도 '라바 자투'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부패 수사가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연방판사로 있으면서 '라바 자투' 수사를 이끈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은 "브라질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브라질에서는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오데브레시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은 중남미 각국으로도 확산했다. 오데브레시는 2001년부터 공공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대가로 중남미 9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패 수사 중단 주장이 모루 전 장관의 2022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루는 지난해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이를 거부하는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한 데 반발해 지난 4월 24일 사임했다.
모루 전 장관은 사임 이후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으며, 2022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모루 전 장관을 강력한 경쟁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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