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되면 주식 2.5조 팔아치운 개인 투자자…8년 연속 순매도

입력 2020-10-11 06:45  

연말 되면 주식 2.5조 팔아치운 개인 투자자…8년 연속 순매도
2012년부터 코스피·코스닥 동반 순매도…대주주 회피 추정
올해 개인 58조 순매수…"3억원 하향 유예되더라도 매도 늘듯"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012년 이후 매년 연말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2조5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식 양도차익의 과세 대상인 '대주주'를 피하기 위한 매도세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주주 기준 하향(10억원→3억원), 역대 가장 많은 개인 순매수 등이 맞물려 올해 연말에 매도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9년 연속 코스피·코스닥 동반 순매도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작년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2월에 동반 순매도를 해왔다. 월평균 2조4천523억원 규모다. 코스피(2조338억원)가 코스닥(4천185억원)보다 많았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2013년을 제외하고 1∼11월 누적으로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12월에는 순매도 움직임이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2008년 이후 12년 연속으로 12월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연말 매도세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연말 기준으로 어느 종목을 특정 금액 또는 일정 지분율 이상 보유한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그다음 해 거래부터 양도차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왔다.
현재 코스피는 10억원 이상 또는 지분율 1%를 가질 때, 코스닥에서는 10억원 이상 또는 지분율 2%를 가질 때 대주주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부터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출 계획이어서 올해 연말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대폭 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주주 요건이 하향될 것으로 예고됐던 2017년 12월(25억원→15억원)과 2019년 12월(15억원→10억원)에 개인 투자자들은 각각 5조1천314억원, 4조8천230억원을 순매도해 평년 12월(1조1천433억원)보다 순매도 규모가 컸다.


◇ 개인 투자자, 코스피에서 6일 연속 순매도…대주주 회피 시작?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하면서 대주주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이상 연속 순매도는 작년 연말(12월 6일∼26일)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조4천83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1천994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대해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는 순매도한 것과 달리 코스닥에서는 매수세를 보였다"며 "대주주 회피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 실적 발표 등과 맞물려 차익 실현을 이룬 측면이 있다"며 "대주주 회피 영향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보다 코스피시장에서 더 많이 순매수한 만큼 대주주 회피를 위한 매도세가 코스피에서 더 빨리 시작될 가능성은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44조872억원이다. 코스닥은 13조6천854억원이다.


◇ 대주주 요건 하향 유예 가능성…그래도 연말 매도세는 계속
최근 대주주 요건 논란이 일자 정부가 국회와 관련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3억원 하향 조정안이 유예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일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이 한 달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개인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정부 방안을 수정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으로 유지되더라도 연말의 매도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일 것으로 보여, 대주주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은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지금까지 개인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57조7천725억원으로 1999년 이래 가장 많다.
김민규 연구원은 "개인들의 연말 순매도는 매년 반복되어 온 현상"이라며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유예한다고 하더라도 현상 유지인 만큼 매도세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연구원도 "연말 순매도대금은 당해 순매수 규모가 클수록 더 컸다"며 "올해 순매수 규모가 컸던 만큼 되돌림도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연말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말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시장은 개인투자자 수급보다 기초여건(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이벤트에 더 민감한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12월은 미국 대선 이후 오히려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시장별 12월 개인 순매수 추이 (단위: 백만원)
┌─────┬────────┬────────┐
│ 연도 │ 코스피 │ 코스닥 │
├─────┼────────┼────────┤
│ 1999년 │ 1,394,094│449,283 │
├─────┼────────┼────────┤
│ 2000년 │-542,043│221,494 │
├─────┼────────┼────────┤
│ 2001년 │267,754 │ 60,674 │
├─────┼────────┼────────┤
│ 2002년 │641,777 │ 57,870 │
├─────┼────────┼────────┤
│ 2003년 │-415,923│189,473 │
├─────┼────────┼────────┤
│ 2004년 │-584,189│ 16,653 │
├─────┼────────┼────────┤
│ 2005년 │-351,618│ 86,877 │
├─────┼────────┼────────┤
│ 2006년 │ -9,587 │131,658 │
├─────┼────────┼────────┤
│ 2007년 │168,405 │183,749 │
├─────┼────────┼────────┤
│ 2008년 │ -1,946,478 │ -4,474 │
├─────┼────────┼────────┤
│ 2009년 │ -2,697,596 │141,835 │
├─────┼────────┼────────┤
│ 2010년 │-546,178│297,869 │
├─────┼────────┼────────┤
│ 2011년 │ -1,834,555 │233,061 │
├─────┼────────┼────────┤
│ 2012년 │ -3,282,036 │ -5,753 │
├─────┼────────┼────────┤
│ 2013년 │-660,896│-19,728 │
├─────┼────────┼────────┤
│ 2014년 │-779,861│-162,591│
├─────┼────────┼────────┤
│ 2015년 │ -1,376,948 │-208,757│
├─────┼────────┼────────┤
│ 2016년 │ -1,444,626 │-143,182│
├─────┼────────┼────────┤
│ 2017년 │ -3,664,544 │ -1,466,902 │
├─────┼────────┼────────┤
│ 2018년 │ -1,233,891 │-345,548│
├─────┼────────┼────────┤
│ 2019년 │ -3,827,535 │-995,479│
└─────┴────────┴────────┘
(자료=한국거래소)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