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한 경쟁에 화재 악재까지…K배터리 잘 나가도 '울상'

입력 2020-10-11 09:30  

글로벌 무한 경쟁에 화재 악재까지…K배터리 잘 나가도 '울상'
코나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 논란…中CATL 등 경쟁업체 위협 확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시장 지각변동 시간문제" 긴장감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배터리 산업이 최근 복합 악재를 직면하며 업계가 뒤숭숭하다.
최근 현대자동차[005380] 전기차 코나(코나EV) 화재 사고 논란으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전기차 생태계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등 경쟁국 배터리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한국 업체들은 독보적 지위를 점차 위협받고 있고 중장기적 시황도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이 LG화학[051910]을 제치고 올해 8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26.1%)를 차지했다.
8월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2.8GWh로 LG화학(2.4GWh)을 앞섰다. CATL이 월간 점유율 1위로 다시 역전한 것은 6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정상화하며 CATL 배터리 사용량이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월 누적 점유율은 LG화학이 24.6%(사용량 15.9GWh)로 1위를 유지했다. 또한 삼성SDI[006400](6.3%·4위), SK이노베이션[096770](4.2%·6위)도 상위권을 지켰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3사의 점유율은 총 3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회복세를 고려하면 CATL이 누적 점유율 1위까지 탈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경쟁국 업체들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에서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EV 화재 논란이 중국에서 '먹잇감'이 되고 있다. 올해 5월과 8월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완성차 '아이온S'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며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기술격차가 지적된 바 있는데, 최근 코나EV 화재 논란이 커지자 '배터리 안전성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논조의 보도가 현지에서 다수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최근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불량 가능성을 지목하자 배터리 업계는 당황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8일 국토부 발표 이후 즉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부가 발표했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원인이 배터리 셀 불량이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셀, 배터리관리시스템, 냉각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장착되기 때문에 화재 원인을 단순히 배터리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배터리 업체들의 항변이다.

코나EV 사태가 단순히 현대차나 LG화학에만 악재가 아닌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논란의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이어 발생한 ESS 화재 사고에 대해 정부 주도 원인조사위원회가 지난해 6월 1차 발표 때는 관리부실 등 외부 요인이 더 주요하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ESS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고, 올해 초 2차 발표 때는 배터리 이상을 지목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이상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책임공방 등이 이어졌다.
ESS 화재 논란이 벌어진 ESS 배터리를 포함한 산업 전반이 그야말로 '혼수상태'에 빠져야 했는데, 이번 코나EV 화재 논란이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사태도 ESS 화재 사태 때처럼 책임 공방이 장기화하며 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타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져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 업체의 신뢰도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LG화학은 코나EV용 배터리 셀을 생산한 중국 남경(난징) 공장에서 다른 전기차 배터리 셀도 똑같이 생산하지만, 다른 화재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공급 과잉 상태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도 배터리 업체들에 부담 요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판매보다 배터리 공급이 더욱 빠르게 늘어 2025년이면 공급이 수요를 두배 가까이 초과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확인된 것처럼 완성차 업체들도 장기적으로 배터리 자급자족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3사가 주도적인 지위를 가진 현재의 배터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배터리 3사가 잘 나간다고 하지만 해외 배터리 업체들에 완성차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배터리 시장이 그야말로 무한경쟁으로 가고 있어 한시도 안심할 수 없다"며 "그 와중에 화재·안전성 변수까지 커지며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했다"고 우려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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