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자기 발언 맘대로 갖다 쓴 트럼프 대선 광고에 발끈

파우치, 자기 발언 맘대로 갖다 쓴 트럼프 대선 광고에 발끈
트럼프 캠프, 파우치가 트럼프 칭찬하듯이 편집해 경합주서 광고
파우치 "맥락 자른 채 허락도 없이 내 발언 대선 광고에 인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의 발언을 대선 광고에 마음대로 갖다 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대선 캠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방송에 보낸 성명을 통해 "50년 가까이 공직 생활을 하면서 어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전혀 없다"며 "(트럼프 대선 캠프가) 맥락을 자른 채 대선 광고에 허락 없이 내 발언을 인용했다"고 반발했다.
CNN에 따르면 문제의 30초짜리 광고는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州) 가운데 한 곳인 미시간주에서 방영되고 있다.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하고 있고, 미국도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전에 대응하며 일어섰고, 노인을 보호하고 생명을 살리는 약을 구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광고는 "누구도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파우치 소장 발언을 보여줬다.
이 발언은 지난 3월 파우치 소장의 폭스뉴스 인터뷰 중 한 대목만 딴 것이다.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당시 발언은 "연방정부 소속 공중보건 공무원들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언급한 것이었다"며 트럼프 캠프가 자신의 발언을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마음대로 갖다 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는 파우치 소장이 직접 한 말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팀 머토프 캠프 대변인은 광고에 인용된 발언은 "파우치 소장이 전국에 방송된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칭찬하면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캠프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이런 광고를 만들었다"면서 "파우치 소장이 유권자들이 신뢰하는 목소리라는 점을 트럼프 캠프가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