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까지 진화 나선 백인 농장주 피살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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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13 06:00  

남아공 대통령까지 진화 나선 백인 농장주 피살 파장

남아공 대통령까지 진화 나선 백인 농장주 피살 파장
용의자 흑인들로 알려지자 백인 폭력시위
라마포사 대통령 "인종차별적 범죄 아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20대 백인 농장주가 흑인 용의자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하자 백인들이 '인종청소'의 일환이라며 폭력시위까지 벌인 것과 관련,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직접 진화에 나섰다.
사태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 2일 중부 프리스테이트주에서 22살의 백인 농장 관리인 브렌딘 혼이 기둥에 밧줄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되면서부터다.
이번 사건은 지난 몇 달 간 백인 농장주들이 자신들을 겨냥한 살해사건이 늘고 있다고 항의하는 가운데 일어나 백인들이 과격시위에 나섰다.
100여명의 백인 시위대는 프리스테이트주의 세네칼 경찰서를 습격하고 경찰차를 불태운 데 이어 지난 6일 살해 용의자 흑인 2명에 대한 심리가 열리는 법원까지 난입해 소동을 벌여 백인 주동자가 테러 혐의로 구금되기까지 했다.

남아공 인구의 9%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는 흑인인 라마포사 대통령이 백인 농장주 피살 사건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백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주례 서한에서 백인 농장주의 피살에 대해 "잔악한 범죄로 우리 모두 분노한다"면서도 인종 증오범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살인 등 강력범죄의 피해자는 백인보다 가난하고 젊은 흑인이 훨씬 많다고 반박했다.
또 농장을 타깃으로 한 강력 사건은 흑인들이 백인 농장주들을 토지에서 쫓아내기 위한 조직적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인 농장주들이 흑인 용의자를 자신들에게 넘기라며 경찰서를 습격한 것은 수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상처를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백인들의 폭력 시위에 대해 "우리는 아직 과거의 분열과 불신으로부터 탈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몰지각한 살해에 대한 분노는 정당할 수 있지만 (법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처벌하려는) 자경주의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농촌 지역의 강력 사건에 대처하려면 이러한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단합된 대응을 방해하는 인종적 태도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조사에서 농촌지역 살해사건 등은 농촌이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기회주의적 범죄행태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또 농부들에 대한 강력 범죄는 단지 농촌 공동체의 안위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적 식량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범죄의 배경에는 토지가 없는 흑인이 대다수인 농촌 지역의 심각한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빈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흑인 민주정권이 들어선 후 "농촌 공동체에서 인종 문제가 조화를 이뤘다고 추정한다면 순진한 소리"라면서 이런 문제를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로 풀지 않으면 사회적 단합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얼마나 쉽게 인종 증오 불씨가 불붙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국가적으로 농장 범죄를 인종 문제로 부추기는 어떤 시도도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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